아프다는 것에 관하여 - 앓기, 읽기, 쓰기, 살기
메이 지음 / 복복서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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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은 예상하지 못했던 여러 일들로 우리 모두가 고통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여전히 불안정한 날들의 연속에서 한 해가 마무리되었고, 숨죽이며 새해를 맞이했다. 이 책은 오랜 시간 아픔과 고통에 대한 탐구와 번역을 통해 타인에게는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는 몸의 고통과 질병에 대한 공감을 전달해 왔던 저자 본인의 이야기다.

오랜 시간 만성통증이라는 원인불명의 고통을 앓아왔던 저자는 그간 버지니아 울프를 비롯해 수전 손택, 알퐁스 도데가 자신의 질병으로 인해 사유하는 문장들 속 고통의 승화라고 할 정도의 문학들 이면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자신의 고통이 누구나 가장 크게 느껴지는 법이지만 누군가는 앓는 기술?! 마저 삶의 기술, 쓰기의 기술로 승화시켜 왔다는 점이 그저 문학의 깊이를 얄팍하게 논하곤 하던 순간이 떠올라 부끄러워진다.

"통증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 너머에 있다. 나 자신이 걸어 다니는 시체처럼 느껴진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고립된 혼자만의 동굴이지만 우리는 종종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착각을 한다.



"고통을 이해하는 데 있어 옛 거장들은 언제나 옳았다."라는 시인 오든의 시를 인용한 장면은 추락하는 그림 한편의 이카루스가 아니라 그 와중에 변함없이 일상적인 세계의 풍경이다.농부는 밭을 갈아야 하고, 양치기는 양을 쳐야 하고 낚시꾼은 낚시를 해야 하고 배는 항해를 이어가야 한다. 누군가의 고통이 이어지는 순간에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간다.



만성 통증 환자들은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는 문장은 비명을 지를 기운조차 없는 고통의 한가운데 있는 절망으로 먹먹하게 와닿지만 그런 통증의 순간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가 숨을 돌릴만한 순간의 공허함의 순간을 오가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위로가 도달할 수 있을까. 행복의 기준으로 누구나 건강을 최우선으로 꼽지만 그 건강이 허락되지 않은 삶 앞에서야 비로소 절실하게 느끼곤 한다. 세상에 어느 것도 보편적인 것은 없다.
부디 누구라도 아프지 않은 날들이길.

🌊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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