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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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거장 31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을 담은 책은 묵직함 만큼이나 기대감도 크다.지도상의 여정과 사진, 작품과 작가 이야기가 더해져 책 속으로 떠나는 아트 트립은 순서와 상관없이 궁금했던 작가부터 읽어봐도 좋겠다.


다채로운 시대와 다양한 배경의 예술가들이 찾았던 장소와 그들의 여행을 담은 일종의 여행기이자 예술가 개개인에게 특별히 의미 있게 다가갔던 여정이다. 화가들은 변두리에서 보헤미안 스타일의 삶을 살며 종종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기도 하지만 일상에서 그들은 규칙적인 행동과 작업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말한다. 수많은 이들이 철새처럼 반복해서 같은 장소로 돌아오고 시간이 흐르며 장소는 예술가와 동의어가 되거나 주요 작품의 제작 시기를 특정 짓는 장소로 여겨지기도 한다.




작품과 장소와 개인의 삶이 더해지는 과정은 작가의 작품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해하는 만큼 더 많이 보이는 체감상의 친근함.

프로방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세잔. 현대미술의 아버지 세잔은 프랑스에서 진행 된 철도의 급속한 발전과 확장이 그의 예술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프랑스 밖을 거의 여행하지 않았던 세잔은 결국 프랑스 수도와 마르세유 사이를 운행하는 고속 열차 덕분에 가능했다.


스페인어로 구세주를 뜻하는 엘살바도르는 자신을 고대와 현대를 막론한 모든 악덕으로부터 예술을 구하는 구세주라고 선포했다. 개성 강한 콧수염만큼이나 초현실주의 화가로 강하게 어필한 그도 바다 건너 말이 통하지 않는 나라로의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머리에 붕대를 감은 시체 분장을 하는 등 작업에서 수많은 기행을 펼쳤지만 성공적인 결과를 결국에는 달리에 게 선사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 <흘러내리는 시계>에 얽힌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책 속에서 확인하시길!)



대중의 호응에 부흥하여 여러 차례 성공을 거둔 예술가는 가쓰시카 호쿠사이로 그가 그린 <후지산 36경>이 바다 건너 유럽에 전해지며 모네, 로댕, 고흐 등 수십 년 동안 그의 작품에 감탄하며 오마주 하기도 했다. 사람 위에 군림하는 산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중심이지만 호쿠사이의 그림 손 산은 오래도록 존재하며 아우라를 드러낸다.


파울 클레의 튀니지 짧은 체류 12일이 예술가의 삶과 경력에 전환점이 되었다. 성장과 발견의 항해의 가장 대표적인 화가로 꼽히는 클레는 이후 튀니지 여행에 대한 영향을 그림에 담는 것을 평생 지속하였다. 영국 런던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던 모네가 그린 <런던 그린 파크, 1870-1871>


"나는 내가 아는 어떤 곳보다 이곳에 오기를 원해요.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을 만큼 멀리 떨어진 지구의 끝자락에서 아주 편안하게 살수 있는 곳이기에, 나는 이곳을 좋아해요."

조지아 오키프의 뉴멕시코 차마강의 촬영 장면과 어우러진 그림은 자체만으로도 장소적인 감동이 전해오는 것 같다. 예술가들의 여정을 따라 세계 곳곳을 마주하게 되는 여정이 끝나가는 과정 끝에 조금 더 친근해진 그들의 작품을 되돌아본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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