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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발견, 그때 그 사람
성수영 지음 / 한경arte / 2024년 11월
평점 :

화가들의 신념/ 애증/극복/용서라는 네 가지 주제 아래 27명의 화가들의 삶과 예술, 경쟁과 우정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풍성한 도판까지 더해져 벌써 다음 후속작이 기대될 만큼 흥미진진하다.
'황금의 화가'로 금빛 명성을 대명사로 하는 클림트는 알고 보면 '모순의 남자'로 대두된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세 명의 여성에게 낳은 여섯 명의 자식을 뒤로하고 자유로운 연애를 즐겼던 그는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을 만큼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성 플뢰게가 있었지만 결국 결혼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자화상을 남긴 많은 화가들과 달리 자화상한점 그리지 않은 클림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길 바라는 화가이자 영원한 시공간 속 찰나의 덧없는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아름다운 예술뿐이라는 인생철학을 가진 예술가였다.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클림트와 그의 동료들의 작품들을 접하며 예술에 눈을 뜨게 된 이번 책의 표지 화가 에곤 실레는 타고난 천재화가이자 대가로 인정받고 있던 클림트에게 자신의 드로잉과 교환을 당돌하게 제안하기도 했던 당찬 예술가였다. 한눈에 그의 실력을 알아 본 클림트는 실레의 아버지같은 존재이자 그의 작품세계가 뻗어나갈 수 있는 자신감의 근원이 되어주는 인연으로 굳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클림트와 마찬가지로 에곤 실레 또한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했던 연인을 저버리고 조건이 좋은 집안의 여성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28세의 젊은 나이로 스승과 같은 해에 스페인 독감으로 부부가 모두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화가는 노예에서 화가로 운명을 바꾼 드라마틱한 후한 데 파레하의 삶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그린 파레하의 초상화 속 인물이다. 벨라스케스의 곁에서 20여 년을 도와 그의 전성기를 함께하며 영민한 노예는 자유민 화가로 살아가는 제2의 인생을 맞는 극적인 이야기다. 더군다나 영민한 제자는 스승의 곁에서 배운 화풍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완성해나가는 여정으로 미술계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그를 조명하는 대대적인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잘 알려진 화가들의 익숙한 그림에서 그치지 않고, 깊이 있는 접근과 자료들로 몰입감을 높여주는 명화의 탄생과 발견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책 속 미술관에서 만나는 화가들의 이야기 강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