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의 국민작가로, 독일어권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로베르트 발저는 생전 아웃사이더로
살았지만 197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해석이 새롭게 이루어지면서 재조명되었다.
이미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많은 작가들의 작가로 언급이 되곤 하던 로베르트 발저의 책.
제목도 그의 삶도 호기심을 가득 불러일으켰다. 가난으로 중학교 중퇴, 많은 직업을 전전
하며 꾸준히 글을 쓰고 발표했다. 첫책이 출간되고 호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1차 대전
발발은 작가의 삶을 나락으로 끌어내리는 계기가 되었고 1933년 절필을 선언한다.
이 책의 가장 많은 페이지를 채우고 있는 대표적인 '산책'의 내용 중에 책에 대한 작가의 소신
이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내게 가장 먼저 다가온다.
"책이란 자기 주도에 서평을 꾀어내기 마련인데, 그 서평이란 것이 너무 독한 나머지 책이
그대로 말라죽어버리고 저자가 절망에 빠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경우에 따라 강력하고 치명적인 반격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인
나는 또 나름대로의 책을 논한다. 그것 또한 독자의 의무이자 권리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