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 관한 오해
이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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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세밀 화가이자 원예학 연구자인 저자가 16년간 식물을 기록해 온 여정 속에서 한 번쯤은 익히 들어봤을, 도심과 외곽으로 조금만 눈을 돌려도 쉽게 볼 수 있는 식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따라가는 여정이 산책 같았다.

정적이거나 느린 식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우리는 식물을 평화롭게만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빠르게 자라는 나무는 금방 숲을 푸르게 만들지만 수명이 짧고 목재가 약하며 재해에 쉽게 부러진다는 특징이 있는 반면, 주목이나 회양목처럼 느리게 자라는 나무는 자라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수명이 길고 목재가 치밀하다고 한다. 나무와 인간의 삶이 닮아있었다.

제비꽃만 해도 무려 6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매실나무 매화나무도 헷갈리기 일쑤지만 황량한 겨울을 뚫고 가장 먼저 깨어나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는 꽃을 누가 여리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화려함이 아니라 존재의 희소성, 결과물을 얻기까지의 시간과 수고까지를 복합적으로 담은 감각이라고 저자는 식물을 이야기하며 일깨운다.



흔들리는 사람의 마음을 우리는 종종 갈대와 같다며 비하하는 표현으로 삼곤 하지만 오랫동안 강한 바람에 노출된 식물일수록 줄기와 가지가 두껍게 진화한다고 한다. 바람은 그렇게 식물에 위협적이지만 식물을 강건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식물이나 사람이나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가꾸어가는 것은 같네.

역시 모든 영역에는 예술이 존재한다. 영국의 시각예술가 롭케슬러의 색을 입힌 꽃가루 이미지 작품을 또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또 내가 떠올렸던 또 한 권의 책은 미국의 저널리스트가 썼던 <욕망의 식물학>이라는 책이었다. 인간이 야생의 풀을 정복해 온순한 농작물로 길들인 역사가 아니라 풀들이 인간의 욕망에 탁월하게 적응, 진화하여 자신을 돌보도록 길들인 엉큼한 역사라고 주장했던 탁월한 시선의 책.

어쨌든, 이 책은 가장 연약한 듯 보이는 우리 주변의 친근한 식물들을 통해 전달하는 전혀 연약하지 않은 식물들의 강건한 이야기를 담았다. 강추!!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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