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일 비비언 고닉 선집 3
비비언 고닉 지음, 김선형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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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 비비언고닉(b.1935)을 작가들의 작가라 부른다. 이 책을 읽기 바로 전 '타오르는 글쓰기'를 한 이브엔슬러의 글을 읽었는데, 이번에는 老 작가의 다시 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나이 들어서도 무뎌지지 않는 지성이 무엇인지에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숨 쉬듯 책 읽기를 즐기는 그녀는 독서를 머릿속 가득한 혼돈으로 부터 우리를 구원하며 순수하고 온전한 안식을 허하는 행위라 정의했다.


언제 어디서나 책은 우리를 저 멀리 다른 세계로 훌쩍 데리고 가주는 타임머신이다.

글에 암묵적으로 내재하는 힘의 원천인 좋은 책은 우리를 종종 감동시키고, 균열을 일으키고 분투의 기록이자 경험으로 각인된다. 쏟아지는 정보의 시대에 새로 출간되는 책들을 기웃 거리느라 '다시 읽기'라는 사치?!를 부릴 여유가 없었다고 핑계를 대본다.




의식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한 분투 '읽기'의 방식도 다양하다. 누군가는 읽고, 쓰고, 버린다고 했고, 박연준 시인은 살아남아 사람들 손에 끈질기게 잡히는 책을 고전이라는 말로 정의하기도 했다. 작가는 죽고 없어도 문장들은 여전히 세상을 여행하며 세월의 무자비함속에서 해석으로 탕진되지도 않은 채 온전하게 살아남은 책들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작정하고 읽는 자는 늙지 않고 영원히 성장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책 읽기를 숨 쉬듯 생활화하며 들숨과 날숨처럼 글을 써냈던 작가는 좋은 책들을 집요하게 읽어내라고 당부한다. 결핍과 고통도 언젠가는 진리에 빛을 비추는 의식의 자양분이 되리라고 말하는왕 언니 다운 인생 조언이다.


기억은 불완전하고, 우리는 한 시절 우리가 있던 자리의 한계 안에서만 책과 사람을,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도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의 말.


이 책은 '비비언고닉 선집'의 마지막 편으로 3권의 시리즈들 중 한 권이다.

(사나운 애착/짝없는 여자와 도시_비비언고닉 선집_전 3권)

티저 북으로 읽은 비비언고닉의 아쉬움은 진작 책장에 챙겨두고 아직 읽지 못한 고닉의 또 다른 작품을 펼쳐들게 만들었다. '다시 읽기'를 통해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발견하는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 이 책을 통해 비비언 고닉은 읽기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 것이 아닐까?

"끝나지 않은 일"

백권의 책을 읽기보다 한권의 책을 다시 읽는 계획을 올해는 좀 지켜보고 싶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티저북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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