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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엑스 마키나 - 인류의 종말인가, 진화의 확장인가
베른트 클라이네궁크.슈테판 로렌츠 조르크너 지음, 박제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3월
평점 :

"트랜스 휴머니즘" 𝗛𝗢𝗠𝗢 𝗘𝗫 𝗠𝗔𝗖𝗛𝗜𝗡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상으로 꼽히는 트랜스 휴머니즘이라는 키워드 만으로도 이미 많은
이들의 귀를 솔깃하게 한다. 이미 인간의 생명 연장의 꿈은 어느 정도 실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뉴스에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항노화에 관한 실험을 진행하는 세계 어느 자산가의 시도들이 무모하리만치 현실적으로 다가온 세상이 되었다.
항 노화라는 단어가 등장한지 불과 25년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장수산업은 전도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시대다. 이 책은 그런 세상의 관심사를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특히 세계적인 항 노화 전문가와 트랜스 휴머니즘 철학자가 공동 저자로 나서 전혀 다른 관점에서 토론과 의견을 생생하게 담았다. 제법 두껍고 전문용어들이 등장했지만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읽다 보니 새벽이 밝아왔던 책이다.

인류의 꿈 생명 연장의 표면적인 부분에서부터 그 이면의 문제점들과 제반 사항들은 생각보다 현실적이고 날카롭다.
트랜스 휴머니즘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은 1951년 줄리안 헉슬리(1887-1975)의 책에서 희망적인 관점에서 등장을 한다. 기계, 문명에 따른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가장 잘 표현했다고 알려지고 있는 <멋진 신세계, 1932>는 이런 주제를 다룰 때 가장 많이 언급되고 그 이후 많은 분야에서 문명에 관한 고찰을 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곤 하는 책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을 쓴 올더스 헉슬리(와 '트랜스 휴머니즘'을 처음 언급한 줄리안 헉슬리는 형제라는 사실이다. 헉슬리 형제의 커다란 희망과 절망이라는 전혀 다른 시선의 관점에서부터 이미 주제에 대한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예방의학 차원에서 재생의학은 항노화 의학의 필수조건이자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관점이 전혀 다른 두 저자들은 여러 차례의 대담과 연구들에 근거하여 기대수명이 극도로 늘어나는 이면의 그림자들을 현실적으로 꼬집는다. 예를 들어 기술 발달로 인해 불멸의 시대가 온다고 해도 경제 빈곤층은 그만큼의 경제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과, 수명이 극도로 늘어나는 과정에서 그 삶에 대한 여러 비효용적인 가치들로 인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점들이다. 이 외에도 결과론적인 이론만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의학, 과학 기술들이 필요한 지에 대한 설명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을 쫓아가는 과정에서 상상 속의 허황된 꿈이 아닌 구체적이 상황들에 대한 시선으로까지 확장되는 점이 이 책에 몰입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
책의 말미에는 영화감독 우디 앨런의 말을 인용해 "영생은 끔찍하게 긴 시간이며 특히 끝에 다다를수록 더욱 그렇다"라는 말을 인용하고 흥미진진하게 관람하는 축구 경기의 추가시간에 비유한다. 모든 매력적인 것들에 대한 가장 큰 공통점 중의 하나는 그것들이 바로 "유한"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그저 물리적으로 오래 살고자 하는 단순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런 유한한 오늘의 이 순간이 그래서 소중한 이유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