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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큐레이터 - 건축과 디자인을 전시하기
플러 왓슨 지음, 김상규 옮김, 정다영 감수 / 안그라픽스 / 2023년 11월
평점 :

미술관에서 전시해설을 하는 사람으로서 공간에 대한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 잘 알기에 매번 공간과 전시의 맥락을 찾는 습관이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통적인 전시 방식의 틀을 벗어나 건축과 디자인을 전시하는 데 필요한 6가지 움직임과 대화를 통해 매개자로서의 수행적 큐레이션 사례를
24개의 실제 전시를 주축으로 탐구한 과정을 대화의 형식으로 담았다.
이 책의 특별함은 어떤 기관의 영구 소장품 개념을 배제하고 전시와 박물관의 형식에 디자인과 건축이 맞춰진 방식을 성찰하고 재정렬하는 새로운 큐레토리얼 프로젝트인 큐레이팅의 형태를 제시한다.
우리 시대의 복잡성과 불안정성을 표현하면서 그에 대응하는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는 뉴 큐레이터는 다재다능한 실무자 Practitioner로서 정부, 기관, 산업, 현장, 커뮤니티와 협업하는 학제적 실행 주체들의 중요한 매개자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한 가지 키워들를 꼽는다면 큐레이팅은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서로 다른 관점들을 저글링 한다."라는 부분이었다. '전시물로서 디자인'은 공간의 마주침을 통해 추상적인 건축 경험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빛, 함축, 상호작용, 소리 같은 특징들이 주요한 요소들로 작용한다는 점 또한 공감이 된다.
큐레이터는 실행자들과 관객 사이의 대화를 끌어내는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매개하고 공개하고 관객과 전문가들이 서로 교류하고 의미 있는 비평까지 나누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다양한 관객이 읽을 수 있도록 대상을 번역하고 가공할 수 있다는 부분까지 포함 된다. 그런 의미에서 대중과의 교감을 하는 역할의 매개로 에듀케이터나 도슨트가 포함된다.
역량 있는 큐레이터는 작품을 선정하고 수집 정책을 수립하고 기록물과 문화재의 적절성을 빛나게 할 서사를 만드는 일에 책임감을 갖고, 국한된 특정 장소로서만이 아니라 과업, 구조, 설립 계획, 그 기관이 운영되는 정치적 문화적 환경까지 염두에 두는 사람이다.

책의 말미에 추가 수록된 역자와 국현에서 건축전시 큐레이터로 익숙한 정다영 학예사의 대담은 실제로 우리나라의 전시 현장에서 경험이 풍부한 두 대담자의 사례를 기반으로 하다보니 더 책 속 맥락을 정리하는데 실질적으로 와닿았다. 전시장에서 전시를 해설하는 매개자로 혹은 관람자로 그간 느껴왔던 궁금증이나 아쉬움들에 대한 좀 더 내면적인 상황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 파트였다. 무엇보다 일선에서 전시를 기획하는 실무진들이 이 책을 읽고 실제 전시장에서 반영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변화를 기대해 본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