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청춘, 사랑, 연애와 같은 키워드들 자체가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기 충분하지만 매년 10월 말이 되면 겨우내 깊은 겨울잠에 빠져들게 되는 설정이 이들의 연애가 마냥 순탄치 않음을 시사한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눈을 감는 순간까지 많은 관계들의
연속이듯 그 관계를 유지하고 지켜나가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어느 정도의 거리가 필요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데 그 기준의 지표가 없다는 것이 관계의 어려움을 느끼는 주요한 이유다. 알면서도 모르는 체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있고, 알지만 모르는 척 눈 감아야 할 때가 있듯 말이다.
이 소설에서도 그런 서로에 대한 배려, 혹은 관심으로 인한 큰 반전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꼭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도 좋은 관계에서는 서로에 대한 희생과 배려가 동반되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소설은 생각보다 더 많은 설정들이
마치 수수께끼처럼 숨어있다. 멍 때리며 텍스트만 따라가다 보면 길을 잃게 될 위험요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