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필요한 시간 - 전시 디자이너 에세이
이세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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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전시를 많이 보기도 하고, 전시해설을 하는 사람으로서 마주하는 전시들에서 습관처럼 하는 것 중 하나가 공간을 살피는 일이다. 공간은 작품을 담는 그릇과 같아서 어떤 공간에 담기느냐에 따라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기획자인 큐레이터와, 전시공간을 담당하는 전시 디자이너의 협업이 관람자의 동선과 작품 스토리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 그 전시의 감동은 배가된다.


책 속 여정에 따라가보고 싶은 미술관과, 익숙한 미술관들이 교차하며 공감과 새로운 시선을 더해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무언가를 잘 볼 줄 안다는 것은 관심사와 경험에 따라 우리의 오감을 작동하게 한다. 그래서 즐거웠던 전시 디자이너의 시선과 함께하는 여정.

책을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것 중 하나는 미술관의 아이덴티티에 관한 소회였다. 근간에 미술관들은 전용관이라는 명확한 테마를 가지고 출범한다. 기본적으로 미술관의 로고부터 가이드라인까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혼란과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섣부른 변화의 시도는 때론 의도와 달리 관람객들에게 장벽으로 다가가기도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양한 전시를 접하는 새로움만큼이나 언제라도 익숙하게 마주할 수 있는 작품이 있는 공간도 소중하다.


이 책이 반가웠던 이유 중의 하나는 세계적인 미술관들과, 근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들에 대해 고루 소개하며 공간이 예술작품과 상호작용하는 사례들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같은 작품, 혹은 같은 작가의 작품이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소개되는가에 따라 예술가와 관람객의 상호작용의 질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여러 부분에서 많은 배려가 느껴져서 감동스러웠다. 큼직하고 풍성한 사진자료만큼이나 소중했던 것은 바로 스티치 제본이다.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두 페이지에 시원하게 담긴 사진을 통해 책 속 미술관 탐방이 좀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반가웠던 또 하나는 추천사를 쓴 전시기획자와 예술가 모두 전시해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뢰하며 함께했던 이들이었다는 점에서 더 이 책을 더 읽고 싶었다.

일상에서 잠시 비껴가고 싶었던 순간들과 고요한 휴식이 필요할 때, 에너지 소진이 많은 일들 전후에 나는 미술관으로 달려간다. 그림 못지않게 공간이 주는 의미의 비중이 더 크게 다가오는 내게 너무나도 반가웠던 책.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에

✔️일상의 행복과 즐거움을 찾아

✔️오늘도 나는 예술과 함께

영혼에 묻은 일상의 먼지를 털어내는 <예술이 필요한 시간>에 공간이 들려주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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