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 나를 수놓은 삶의 작은 장면들
강진이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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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그림과 소박한 글로 삶을 그리는 화가의 그림일기에는 어린 시절의 추억부터 가족과 함께한 추억들이 빼곡히 담겼다. 타인의 일기를 엿보며 어느새 나는 내 지난날의 추억들을 소환하는 시간을 선물로 받은 느낌이었다.

그림과 자수로 묘사한 장면들이 너무 섬세하고 정겨워서 한참을 들여다본다.

책의 제목처럼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우리는 종종 평범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지만, 그 평범함에서 느껴지는 편안함의 소중함을 자주 잊곤 한다.

잊고 있던 삶의 작은 장면들을 책 속에서 떠올리며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페이지마다 담긴 그림들은 너무나도 익숙하고 공감 가는 장면들이라 음성지원이 되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얼마나 소소한 장면들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새삼 깨닫는다.

왁자지껄한 책 속 그림들을 보고 있자니 16세기 플랑드르의 화가 피터 브뤼헐(1528-1569) 그림이 떠올랐다. 넓은 화폭에 수많은 인간 군상들을 왁자지껄하게 담아냈던 그림들처럼 그림 구석구석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덩굴장미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는 요즘, 온통 가는 곳마다 꽃잔치다. 요즘 대부분의 삶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루어지지만 정겨운 우리 전통가옥들의 모습을 보며 지금처럼 꽉 막힌 집이 아니라 사방이 탁 트인 공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아~ 옛날이여.

어린 시절에는 날씨와 상관없이 주어진 날씨에 어울리는 놀이를 하고 살았는데, 요즘은 AI로 미리 날씨와 교통상황까지 점검을 하고 조금의 불편함도 감수하지 않기 위한 노력들을 한다. 마음이 착해지는 그림들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마음 한편에 불이 들어온다.



글보다 마음 따뜻해지는 일상의 소소함을 일깨우는 그림들이 압권이었던 이 책.

마지막엔 도판이 따로 수록되어 있다. 일상을 예술로 기록한 이 책은 한 사람의 일기다.

오래전부터 나도 일기를 습관적으로 간략하게라도 쓰는 편인데 일기는 좌충우돌하는 삶을 정렬시켜주는 기능이 있는 것 같다. 때로는 선물처럼 추억 너머로 직행할 수 있는 마법의 키.

어떤 관계도 마찬가지지만 사람들의 관계는 사소함에서 감동하고 틀어진다. 작은 것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들을 일깨웠던 한 권의 일기장. 일기 쓰시나요?

<나를 수놓은 삶의 작은 장면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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