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역사를 다룬 피에르 르메트르의 3부작 시리즈 중에서 마지막으로 출간된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프랑스를 탈출하려던 사람들의 다채롭고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주요 테마로 한다. 벌써 1년을 훌쩍 넘기고 여전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지속 중이고 전쟁 당사국과 주변국들마저 그 위태로움 속에서 또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전쟁과 폐허, 우리는 종종 그 테두리 안의 세세한 장면들을 간과하게 되는데 이 책은 그런 전쟁통에서 다채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인 피에르 르메트르는 55세의 늦은 나이에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첫 작품부터 수상을 했던 그의 작품들은 연이어 호평을 받으며 추리소설의 장인의 반열에 오를 만큼 그의 작품은 방대한 통찰들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들을 드러내는 탁월함을 보여준다.전작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전작들의 서사와 연결되는 스토리라고 하니 더 궁금해진다.
제2차대전을 앞둔 시기를 배경으로 카페 단골손님에게 황당한 제안을 받은 주인공 루이즈.군 복무 중인 병사 가브리엘과 라울, 무거운 비밀을 간직한 헌병 페르낭 등 여러 인물들의 복잡한 서사들이 교차하며 이어지는 피난길의 여정에서 각자의 문제들을 풀어가야 하는 이들의 기가 막힌 사연들을 담은 파국과 비극은 작품 제목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이 시대의 가장 재기 넘치는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의 이 작품을 블랙코미디로 블랙 유머의 결정체라고 꼽는데 오히려 읽는 내내 복잡한 삶의 서사가 너무 와닿아서 웃을 수가 없었다. 인생을 바로잡고자 전통 통 한가운데를 뛰어다니는 평범한 영웅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삶의 좀 과장된 플롯이라고 해야 할까?
부유한 이들의 탈출은 이미 며칠 전에 끝났고, 지금은 그렇지 못한 이들이 군복 차림의 병사, 농부, 민간인, 장애인 들이 뒤섞인 잡다한 무리를 이루어 힘겹게 걷고 있었다. 한 시청 차량에 탄 어느 유곽의 매춘부들, 그리고 양 세 마리를 몰고 가는 목동 등 도로 위엔 그야말로 온 백성이 모여 있었다. 갈가리 찢기고 버려진 이 나라의 모습 자체인 이 피란민의 물결 속에서 자동차는 천천히 덜컹거렸다. 어디에나 얼굴들, 얼굴들이 있었다. 어떤 거대한 장례 행렬 같다고 루이즈는 생각했다. 우리의 슬픔과 우리의 패배의 가혹한 거울이 된 거대한 장례 행렬이었다. p458-459
작품의 제목처럼 이 작품은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뭔가 꽃길만 이어지지 않은 삶의 축소판같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두 이 전쟁 같은 삶의 전선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미션을 가지고 태어나는것인지도 모르겠다는 다소 과장된 해석을 해 보게 한다.
야 하는 미션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다소 과장된 해석을 해보게 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