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 일러스트 레터 3
줄리엣 가드너 지음, 최지원 옮김 / 허밍버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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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밍버드 일러스트 레터로 두 번째 만나는 책은 <제인 오스틴>에 이어 브론테 자매의 이야기.

몇 년 전 영국 국립 초상화 미술관 국내 전시가 열렸을 때 원화로도 마주했던 초상화는

브론테家 유일한 아들이기도 한 브랜웰의 작품이다. 원래 작품 속 그의 모습이 담겨있었던

그림은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그의 모습이 빠진 상태이긴 하지만 브론테 자매하면 상징적인

그림이기도 하다.

 

 


 

여성의 글쓰기가 허락되지 않았던 시대적 난관 속에서도 역작을 써 냈던 그들의 이야기와

대표적인 작품들이 탄생하기까지의 배경들을 마주할 수 있는 반가운 책이다.

특히 오늘은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이 책을 마주하는 느낌은 좀 더 진하게 다가온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매우 침착해야 한다고 요구되지만, 여성에게도 남성과 똑같은 감정이 있다. ...

(중략)... 여성들이 관습상 그들의 성별에 필수적이라고 강제된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하거나

배우려 한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하거나 비웃는 것은 몰지각한 행동이다.

샬럿브론테의 <제인에어 中>

실제로 브론테 자매는 평생 글로써 '더 많은 일'을 하며 수많은 편지와 습작, 일기, 개인적인

기록, 시를 남겼고 일곱 편의 소설을 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19세기 영국에는 가정교사가 성행했다. 성직자 아버지를 둔 자매들이 가정교사 생활을 하며

느꼈던 감정이나 학교에서 느꼈던 경험들이 작품 속에 배경과 인물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작품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역시 작가의 경험은 작품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고전소설의 저자로서가 아니라 브론테 자매의 편지글들에서는 그녀들의 그림들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실제로 화가로서의 삶을 꿈꾸기도 했던 샬럿 브론테는 화가에게 그림 수업을

받기도 했고, 책의 삽화 제안을 받기도 했으나 아마추어답지 않은 그림 실력도 드러난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브론 테가의 아버지는 자식들보다 더 긴 생을 이어간다.

자칫하면 남겨지지 못했을 편지글을 통해 19세기 브론테 자매가 살았던 당시의 시대상과

이들의 사적인 이야기들이 고전으로 남은 작품들의 이해와 공감을 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읽지 않았다면 그저 픽션의 소설로 마주하고만 말았을 작품들이 전과는 전혀 다른 감

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브론테 자매의 삶과 생각들이 녹아있는 <제인에어>는 출간 즉시 성공을 거두었고, 실제로

샬럿의 삶의 반경을 훨씬 넘어서는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그녀가 경험하고

느낀 내용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의미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의 원고를 받아 읽어보던 출판사 사장은 끼니마저 간단히 때우며 앉은 자리에서 원고를

다 읽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책에서 소개한다.

책을 읽다 보니 우리 집 책꽂이에 진작부터 자리하고 있었던 샬롯브론테의 또 다른 작품

<빌레뜨>가 오랜만에 생각이 났다.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을 살았던 브론테 자매

들이 살았던 시대로의 여행이 아득하게 다가온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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