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임이랑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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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오서재의 신간은 반가운 엄유정작가의 그림을 입었다. 

차분한 밤 풍경, 밤 얼굴들이 담고 있는 표정은 어딘지 익숙하고 친근하다.

음악과 글을 지으며 식물을 가꾸는 임이랑 작가의 에세이는 그렇게 고요한 밤의 명상처럼

진솔하다.

불안에 취약하다고 말하는 작가는 자신의 어두운 경험들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요즘은 방송에서도 육아부터 개인 혹은 부부간의 사적인 문제들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전환

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콘텐츠로 활용하는 프로가 많아졌고 대중의 호응도 또한 높다.

SNS가 소통의 중요한 장이 된 시대에 누가누가 더 잘 사나 경쟁하듯 드러내는 것과 다르게

개인적인 삶의 애환은 누구나 각자의 보따리를 가지고 살아간다.

 


 

어릴 때부터 나는 스트레스가 피부 트러블로 나타나곤 했는데 여전히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질 때는 알레르기약을 잊을만 하면 한번씩 처방받곤 한다.

그래서 수록된 글 들 중에 읽어보기도 전에 제목이 너무 탁월하게 와닿았던 챕터.

'나로 사느라 내가 참 고생이 많다.'

어쩌면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보다 스스로를 들볶으며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건강하지 못하면 건강뿐 아니라 판단력도 흐려진다.

유난히 시행착오가 많아지는 것도 조급함 때문이라는 걸 알면서 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MBTI를 통성명처럼 밝히며 시작하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되었다.

마음은 복잡한 존재라 겉으로 드러나는 밝음과 내면의 그늘진 비율의 차이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 정도는 사회성이라는 조미료가 더해져 필요에 따라 두 개의

성향을 번갈아 오가며 살아가게 된다. 그 경계를 현명하게 넘나드는 유연한 삶의 요령이

필요하다.

어른들의 불안함은 아이를 키우면서 또 한 번의 오류를 낳는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굳어진

고정관념은 아이가 자라며 달라진 세상과는 별개로 아이에게 잘못된 고정관념과 두려움을

각인시킨다는 말은 스스로가 종종 꼰대처럼 느껴지는 순간에 깨닫곤 하는데도 여전히 고치기

쉽지 않다. 실패할까 봐 두려워하기보다 도전하지 못해 후회하는 삶은 아니길 바라면서도.

 

우리는 모두 자기혐오와 자기애를 오가며 스스로 존재에

의문을 멈추지 않는 동료들이다.

내가 여기에 있고 당신이 거기에 있어서 다행이다.

과하고 거창한 행복 대신 나는 당신의 평안을 빌겠다.

<책 속 문장 中>


 

실제로 지금 밖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세차게 내린다. 역대 최대의 태풍이 예고되어

있어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불과 열흘 전만 해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시간들이

벌써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순환한다.

계절이 순환하듯 우리의 일상도 활력과 나른함이 번갈아 오가겠지만 그런 날들마저 삶을

유연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왜 나는 이시간까지 잠못들고 있는건가.....zzz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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