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는 "내가 명상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걷고 있을 때다."라는 말을 했다.
고요하게 걷는 일은 온몸과 마음이 속도를 늦추고 눈앞의 세상을 가까이 데려다 놓는다. 화가, 그리고 산책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저자의 글은 시처럼 짧은 문장으로 쓰인 에세이다.
우리 동네 도서관 가는 길은 도심 한복판이지만, 자연이 만개하고 있는 고요한 산책로다.
계절에 따라 물과, 나무와, 꽃들과 열매... 그리고 그 외의 많은 생물들을 마주할 수 있다. 저절로 속도가 느려지고, 저절로 마음이 느긋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이 길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왁자지껄한 도심 소음과, 하루 종일 손에 들고 있는 디지털 기기를 장착한 일상에서 잠깐이라도 고요하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어서 좋다. 요즘 이 길엔 살구와 매실이 색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