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설은아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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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라는 책 제목은 동명의 전시에서 비롯되었다.

전시장에는 작품이 아닌 공중전화 부스와 익명의 전화를 수신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었다.

3년간 그렇게 모아진 부재중 통화는 10만여 건에 달하고, 그 사연들은 지구의 반대편 어딘가에서 흩어지는 의식을 치른다.

실제로 전시장이었으면 소리로 접했을 사연들을 글로 읽는다.

익명의 화자가 남긴 저마다의 사연들을 읽다 보니 사람들의 삶이 그리 다르지 않다.

누구에게나 지나간 시간은 후회와 아쉬움으로 남기 마련이고 그런 순간들은 더 오래 기억된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관계들을 형성하고, 우리는 종종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마음속에 묻곤 한다.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뱉어냈을 때, 하고 싶은 말을 차마 하지 못했을 때,그 말들은 결국 내 마음에 앙금으로 남곤 한다.

책을 읽다가 호기심에 수록된 번호를 눌러보니 여전히 안내 멘트가 유효하게 흘러나온다.

묘한 긴장감이 전해져 아무 말도 남기지는 못했지만, 전화를 걸고 저마다의 사연을 전하던 이들의

절실함과 진심이 더 간절하게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남긴 사연은 그리 낯설거나 특별하지 않다.

흥미로운 사실은 모아진 사연들의 데이터 분석으로 나타난 키워드들이다.

부재중 통화의 가장 빈번하게 남겨진 말들은, 전시와 책으로 엮인 사연들은 일방적인 소통의 장벽을 허물고 지구 반대편에서 흩어진 사연들은 다시

이 책을 읽는 익명의 존재에게도 공명을 일으켰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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