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 개정 증보판
고수리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8월
평점 :

달빛같이 은은하고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책을 만났다.
제목부터 너무 고와서 바스락거릴 것 같은 책 제목과 작가님 이름마저 수리수리 마수리 기분 좋은 마법의
주문 같은 고수리 작가는 휴먼다큐<인간극장> 작가로 일을 하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일정한 온기를
장착하고 있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들은 유난히 표출하는 온도가 차갑고, 어떤 사람은 또 너무 뜨겁다.
세상 모든 일에는 역시 과하거나 부족한 것 모두 편안하지 않듯, 사람의 관계와 마음도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보이지 않아도 반짝이는 별이 있다.
이 세상에 사랑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으니까 👣
책 속 단락을 가르는 문장만큼이나 에피소드들에 대한 공감이 가득해서 여러 번 울컥해졌다.
과거의 모든 순간들이 세포처럼 하나하나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시간들이었음을 일깨워주고,
과거의 장면 속으로 타임머신처럼 여러 번 들락거리게 했던 책이다. 그래서 천천히 아껴서 읽으려던
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 산타클로스에 대한 시선
산타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아이 어릴 때 여러 에피소드들이 떠올랐다.
꽤 늦게까지 산타, Tooth Fairy를 믿었던 아이를 위해 도서관 선생님까지 동원했던 대필편지 사건과
유치원 친구들 사이에서 5호 차 기사님이 산타라고 소문나서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던 우리 그녀의
어린 시절 까마득한 추억들.
"살다 보면 지켜주고 싶은 거짓말 하나쯤은 있다. 어떻게든 지켜주고 싶은 착한 거짓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도 시치미를 뚝 잡아떼고 간절히 지켜주고 싶은 마음으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했다.
(중략) 산타클로스는 있다. 이 세상에 사랑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달빛에도 걸을 수 있다 中>
나도 여전히 산타를 믿는다.
선함의 끝에는 결국 선한 영향력이 올 것이라는 믿음에 대한 집착일지라도,
산타가 전해주는 선물의 방식이 조금 달라졌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매 순간 조금 착하게 살고 싶어진다.

책속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공감 가는 장면들이 많아서 보고 싶은 사람도 많았고, 돌아가 보고 싶은 장면
들도 많았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카세트테이프.
카세트테이프에 대한 추억이 너무 많다. 대학 때 가수 이문세를 좋아하는 내게 지난 앨범을 모두 녹음
해서 전해줬던 친구도 떠올랐고, 엘튼 존의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를 앞뒷면 빼곡하게 담아준
친구도 있었고, 한창 노래방이 유행할 때 우리가 직접 부른 노래들을 운전하는 차 안에서 들으면서
출퇴근했던 지난 시간들까지... 아우... 추억 돋는다.
🌙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이름 모를 당신에게 온기를 나눠주고 싶었다던 작가의 글들은 바람이 불고,
밤이 오고 눈이 내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위로가 되어 다가왔고 내 안의 온도를 가장 적당한 온기로
채워주었다. 너무 따뜻해서 마음속에 품고 싶었던 한 권의 책. 많은 이들과 함께 읽고 싶다. 진심으로.
"위로는 반드시 말이 아니라, 어떤 풍경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