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하라 - 10만 부 기념 에디션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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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표제 글로 작년에 스님의 열반 10주년을 맞아 출간되었던 책이 벌써 10만 부 기념 에디션이

나왔다. 한층 차분해진 하드커버 양장본이 개인적으로 반갑다.

본문 그림 삽화는 장욱진 화가의 그림이 흑백으로 담겼는데 샘터와 장욱진 화가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샘터의 표지화를 그리기도 했던 화가다.

장욱진 화가의 글과 그림을 모아 출간된 책 속에 삽입된 샘터 표지화가 그래서 더 반가웠다.

 

이미 일독을 했던 책이지만 기념 에디션으로 다시 읽으니 또 새록새록 하다. 요즘은 주로 다독이다 보니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을 많이 놓치는 아쉬움이 있다. 올해는 다독보다 느리게 읽는 독서를 계획

했지만 역시나 실천이 어렵다. 그래서 오랜만에 휴식처럼 이 책을 그렇게 읽었다.

책은 행복, 자연, 책, 나눔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스님의 글을 모았다.

스님의 <텅빈 충만>은 최정화 작가의 작품에서도 인용되었을 만큼 이미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남겼다.

전시해설할 때 그 작품에서 유독 사람들이 감탄사를 자아내곤 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생각보다 우리가 일상에서 감동하는 순간은 꽉 차있을 때보다 비어있는 순간이다. 여행도 그중 하나다.

그래서 요즘처럼 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날들에 많은 이들이 힘들어하는지도 모르겠다.

 

 

텅빈충만, 무소유... 스님의 가장 큰 화두는 아마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 재독을 하며 새롭게 다가온 주제는 스님의 책 이야기였다. 스님이 언급한 책 한 권을 읽어보려고

메모해두었다. 책으로 나누는 공감이 좋아서 책 속의 책이 쌓인다.

 

요즘 초상화, 자화상에 관한 책과 전시를 봐서인지 스님의 글에서 얼굴에 대한 부분도 와닿는다.

어쩌면 우리는 늘 나보다 타인을 삶의 지향점으로 삼는 순간이 많은 지도 모르겠다. 스님은 각자 자기

나름의 빛깔과 모습과 향기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

얼굴은 얼의 꼴, 정신의 탈이라고도 했다. 자기 자신에 대해 깨어있지 못하면 현상들을 쫓아다니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현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는 부분을 마음에 새긴다.

스님의 글을 따라 배움에 대해, 비움에 대해, 나눔에 대해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본다.

"즉시현금 갱무시절 卽時現今 更無時節"

바로 지금이지 다시 시절은 없다는 뜻으로 한번 지나가 버린 과거를 가지고 되씹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기대를 두지 말고 바로 지금 그 자리에서 최대한으로 살라는 법문에 공감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매 순간 누리는 날들이길 지향한다.

스님은 알고 있는 것과 행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도 방향을 제시한다. 반복된 훈련의 첫걸음.

상기하기가 필요할 때 다시 이 책을 펼쳐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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