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보희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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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시계로부터 벗어난 무한한 시공간으로의 여행>이라는 표제를 봤을 때 기대감과 함께 시간과

공간이 없는 세계로의 이동이 가능한 시대에 대한 정보를 기대했다면 좀 과장이었을까?

누구에게나 가장 공평하지만, 또 반대로 누구에게나 가장 다르게 활용되는 시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많은 순간들에도 물리적인 시간은 꾸준히 흐르고 있고, 문득 인지하는 순간

허무함이 몰려들곤 한다면 나이가 들어가는 탓인가?

 

과학자가 쓴 과학책이 아닌 과학적인 필터를 장착한 책이라고 해야겠다. 이탈리아 우화를 인용해 막다

른 길에 대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많은 이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택한 길을 선택했고, 성공

적인 금의환향을 목격한 후발주자들이 성공 루트를 따라나섰다가 실패를 하는 과정은 우리가 익히

들어왔던 많은 이야기 속의 패턴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스토리로 접하는 삶의 교훈들을 막상 생활

속에서 얼마나 적용하며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은 과학적인 태도와 삶의 태도가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우리의 세계관은 항상 주관적이며, 불확실하고 조악하며, 단순하기까지 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인간은 늘 자신의 생각에 갇혀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 또한 불가능하므로, 우리는

종종 스스로의 생각을 외부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것이다.

여러 형태의 인류의 지식 중 신뢰할 만한 '예측'가능한 것이 바로 과학이 유일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책을 통해 과학적인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담을 들어 과학적 태도가 필요한 이유를 과학적인 근거

로 제시한다. 지식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구와 호기심은 과학의 첫걸음이다.
 

많은 분야에서 독보적인 것은 없다. 과학적인 태도 또한 개인의 성실한 지적 태도에는 대화가 포함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과 더불어 합리적인 논의의 테두리 안에서 대화를 통해

혹은 실험 과정을 통해 스스로의 오류를 인정하고 타인의 이론에도 경청할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과학적인 사고란 무지를 의식하고 확신이 아닌 의심을 기반으로 과정을 되짚어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카를로 로벨리는 루프 양자중력이론이라는 다소 어려운 과학 이론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과학자가 아닌 독자들에게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으로 사물과 시간을 보는 시선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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