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 -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김준기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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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과 전문의로 트라우마를 지닌 환자들을 25년간 진료했던 경험과 관련된 영화들을

모티브로 트라우마에 관한 분석부터 종류와 증상, 그리고 치유까지의 과정을 쉽고 체계적으로

담았다.

트라우마는 매우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비밀스러운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한다.

지속적 스트레스는 호르몬 시스템을 혼란에 빠트리고 면역력을 약화시킨다. 뇌의 건강한

발달을 방해하고 특히 아동기의 부정적인 경험은 트라우마로 남을 확률이 높다. 반대로

어린 시절 안정적인 애착을 경험했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감정과 신체를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자신을 스스로 돌보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타인을 신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인 스스로도 내면의 트라우마를 인지하지 못했다가 특정 사건이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저자는 25편의 영화들을 통해 다양한 사례의 트라우마를 제시하고,

그 종류와 증상 또한 다양하게 표출되는 상황들에 대한 사례들을 자연스럽게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영화가 모티브이긴 하지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트라우마의

이해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기억 체계에 대한 이해부터, 트라우마를 치료할 때 주의할 점,  트라우마의 다양한

양상 등 증상에 대한 원인 분석에서 출발하여 전문적인 진단과 학술적인 근거들을 제시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쉽게 다가왔다. 영화는 단지 거들 뿐이라는 표현이 딱 맞겠다.

트라우마의 양상을 섬세하게 분류하여 각 상황들에 따른 차이점과 대처법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꼼꼼히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영화 속 상황들과 전개를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트라우마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보다 누구에게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잠재적인 트라우마가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트라우마는 사실 우리 삶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에 결국 우리는 트라우마를 통해

오히려 이전보다 심리적으로 더 긍정적이고 성숙해 가는 과정을 통과하게 되고, 성장에

다다르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영화 속 장면들을 통해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라우마의 상황도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지만, 치유 또한

관계 속에서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세상에서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어도 그 사람은 잘못된 길을 가지 않는다고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들 중 <원더>의 대사가 각박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사소하다.

 "당신 주변의 모든 이들은 저마다 당신이 전혀 모르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 옆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히 대해주세요."

 

위기의 상황에서도 옆 사람의 체온 36.5도가 건네는 힘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는 에너지가 된다.

사소하게 건네는 나의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음을

감안한다면 한마디의 말이라도 따뜻하게 건네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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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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