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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비움 공부 - 비움을 알아간다는 것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월
평점 :

뭔가를 채우기보다 비우는 삶이 어렵다는 걸 점점 알아가는 요즘. 심플 라이프 혹은 미니멀라이프가
많은 이들에게 로망이 되었지만 여전히 비우는 삶이 쉽지 않음을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차분한 흑백 톤의 인트로 페이지에 담긴 문장들을 읽으며 장자의 비움에 관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장자의 핵심 철학인 비움은 바쁘게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찌 보면 생경하고 딴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 마음만은 늘 차근차근 느리게 사는 삶을 추구하지만 여전히 실상에 여유는 없음이
대부분이다. 스펙 쌓기를 비롯해 늘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도 채우는 삶에 급급한 시대를 사는 우리이
기에 장자의 비움 철학은 가끔씩 꺼내보아야 하는 이유다.
성인의 철학 사상이 쉬울 리 만무하지만 이 책에서는 장자의 사상을 담은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해설을 조곤조곤 들려준다.
무려 2000년 전의 장자의 사상이 신기하게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서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장자는 자연의 본성에 순응하는 삶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 또한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일생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시작과 끝의 한 단계일 뿐이라는것,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하나의 과정임을 일깨운다.
살아가며 매 순간 마주할 여러 상황들에서 변화의 흐름에 따라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 하는 삶의 지혜를
나눈다. 많은 책들에서 안목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장자의 비움 철학에서도 안목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성인의 지혜를 통해 사색을 하고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들.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안목이다.
남이 바라보지 못한 것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이다. 다이아몬드도 그것을 보석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없으면 한낱 돌덩어리 일 뿐이다.
사람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사람이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그 지위와 성패가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좁은 곳에 갇혀 바다를 모르고,
여름 벌레는 시절에 갇혀 얼음을 모르고, 재주가 부족한 사람은 배움에 갇혀 도를 모른다.
이 책을 읽는 세 단계
장자의 비움을 익히고, 통찰의 과정을 거쳐 삶에 적용한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장자의 비움 철학을 적용한 사례들을 담았다. 예를 들어 고철 작품이 예술품으로
거듭나고, 쓸모없는 자연의 산물이 보석으로 가치가 상승하며 벌어지는 부작용의 사례,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유용함 등 실질적인 삶에서 적용된 사상의 바른 예와 잘못된 예들을 통해 또 다른
깨달음을 얻는다. 이론적인 습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전을 꾸준히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휴식처럼 읽은 한 권의 책이지만 읽는 동안 삶의 순간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아마도 읽을 때마다 와닿는 스토리가 달라질 것 같기도 하다. 선인의 지혜를 빌어 내 삶을 가꾸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