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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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을 모르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화제의 책 < 정의란 무엇인가>

세계적인 석학으로 세계 많은 이들에게 질문의 화두를 던짐으로 사회적인 붐을 일으키는 그의 발언들

은 묵직한 영향력을 준다. 그래서 그가 내는 책들에 더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제목에서 또 우리가 평소에 한 번쯤은 의문을 품었을듯한 공정이라는 문구를 화두로

던지고 있다. 능력 있는 자들이 성공하는 사회는 얼핏 보면 무척 당연하고 공정하게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연일 뉴스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드러나는 사회 곳곳의 그림자들은 많은 이들을 절망에

빠뜨리기도 한다.

능력주의의 덫"이라는 말로 샌델은 이번에도 역시 정답보다는 여러 화두를 통해 질문을 던진다.

엊그제 있었던 대학입시. 올해는 유례없는 코로나로 무려 한 달여 입시가 미루어졌고, 방호복을 입은

수험생의 등장부터 철저한 방역 속에 시험이 치러졌다. 그 와중에 입시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늘 대학입시는 조용하게 지나가는 법이 없다. 그만큼 인생에서 대학이라는 관문이

담당하는 몫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겠다. 가장 바람직한 능력주의는 기회가 공평하게 제공되고, 능력

에 따라 공평하게 성과를 배분하는 자유시장경제의 법칙이 적용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대학입시부터

과도한 경쟁과 편법의 그림자들이 드러나곤 한다.

능력과 성과를 기반으로 기득권 있는 자들의 영향력이 실제로 불평등하게 만연한 사례들은 이를 개선

하고자 하는 대안들을 내놓곤 하지만 불평등이 빚어내는 문제점들이 드러나곤 한다. 샌델은 이 책을

통해 능력주의의 결점과 오류들을 드러내 이야기한다. 참된 정의의 원칙을 적용하여 공정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한다는 화두를 던진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에서 능력을

대학 학위 소지 여부와 관련지어 능력주의적 환상을 학벌주의에 두고, 대학 학위가 좋은 직장과 사회적

평가의 전제 조건으로 삼고 있음을 지적한다. 능력주의 사회에서 학위를 갖지 못한 이들은 사회적 기여

도와 상관없이 대접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끊임없이 인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미국의 뉴스와 연일 지속되는 시위를 떠올리게도 했다. 생각의

범위를 넓혀보면 학력차별과 인종차별, 성차별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구조가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탁상공론 같은 부동산 정책부터, 기득

권을 획득하기 위한 정치권의 황당한 경쟁구도까지 능력주의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이 만들

어내는 정경은 과히 볼썽사나울 지경이다. 오히려 그 안에서 묵묵히 일선에서 제 몫을 하고 있는 보이

지 않는 이들의 노고가 이 위기의 시대를 그나마도 이어져가게 하는 힘이 되고 있음을 실감하는 날들

이었다.

능력과 공정이 비례하는 사회로 나가가기 위한 샌델의 질문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내일로 가기 위한

하나의 디딤돌의 역할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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