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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HACKS -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일을 위한 89가지 재택 기술
고야마 류스케 지음, 이정환 옮김 / 안그라픽스 / 2020년 10월
평점 :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재택근무를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재택근무를 실현할 것인가'
로 옮겨졌다. 급격하게 변화되던 사회현상들에 적응하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의 여파는 많은 것들을 하루아침에 변화시켰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인 재택"이라는
단어가 개인적으로 더 실감 났던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인 직장생활을 그만둔 벌써 십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칙적으로 출퇴근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육아와 집안일을 병행하며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병 같은 문제들과 마주하게 되는 일이었다.
비록 지금은 많은 이들이 자의가 아닌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방식으로 재택근무를 하게 된 상황이지만
그간의 경험들을 떠올리며 책에서 제시하는 재택의 기술들을 따라가 보니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재택근무의 체크리스트는 환경 점검에서부터 시작된다. 사무실보다 자유롭고 익숙한 간인 집은 업무와
일상의 모호한 경계 이외에도 돌발적인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이다 보니
일을 하는 공간으로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환경이 정비되고 나면 행동과 시간관리,
일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의 방식, 정보관리, 심신의 관리, 업무 이외의 챙길 것, 등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하여 점검해 보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직장생활을 그만둔 이후로 불규칙하고 다양한 일들을 참 오랫동안 하다 보니 일상과 업무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순간들이 생기고, 개인적으로 준비하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 완전 새벽형 인간인
나도 요즘엔 수면이 부족해지면 다음날의 컨디션에 지장이 생기곤 해서 바이오리듬의 관리가 필요하다.
책에서 지적한 재택근무의 두가지 위험요소 또한 운동부족과 정신건강으로 꼽고 있는데 우수한 신체
감각없이는 우수한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는다는것! 업무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일을 시작하는 루틴이
중요하다. 최상의 아웃풋을 위한 Work Life balance

가장 기본이 되는 환경적인 측면인 작업환경의 조명이나 업무용 책상의 활용, 베란다나 주방 공간의
활용법, 향기 테라피, 바른 자세 등은 업무의 집중력을 키우고 일상과 업무의 구분을 위한 옷차림의 변화,
근무시간 체크리스트 만들기 등은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요소들이다.
아무래도 재택근무의 가장 큰 단점은 출퇴근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심리적으로 업무에 관여하는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시간 '뉴턴 시간'과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베르그송 시간'은
단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재택근무의 노동은 뉴턴 방식으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과를 위해 하염없이 시간을 끌게 되는
위험에 빠진다. 시간을 관리하고 능률을 높일 수 있는 방식들을 구체적으로 모색해야 하는 이유다.
신체적인 움직임이 부쩍 줄어들게 되는 상황에서 간식의 양이 많아진다거나,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환기가 되지 않는 공간에서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바이오리듬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일의 능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활용도에 따라 재택근무의 환경은 input의 기회로 삼을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줄어든 출퇴근 시간의
절약으로 평소에 하지 못했거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의 준비를 통해 생산성있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소통의 단절과 교류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요즘의 삶을 돌아보면 그간의 삶의 방식의 전반적인 점검과 변화를 모색할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한 우물을 파는 것에 대한 꾸준함이 필요했던 시기였다면 이제는 나의 관심사가 아닌 분야도
늘 관심을 두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재택근무는 이제 단지 집에서 일하는 환경뿐 아니라, 집에서 또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