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건네는 위로 - 오늘이 소중해지는 애착 사물 이야기
AM327 지음 / 미래의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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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사물 이라는 표제 글을 보는 순간 내가 떠오른 건 바로 다이어리다.

학창시절부터 두툼한 다이어리가 아니라 Monthly 플래너로 하루하루의 일상을 짧게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가끔은 강박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지만 간혹 징검다리처럼 비어있는 날짜들에

뭘 했지? 하고 더듬어 나가다 보면 역시 간단하게 나마 기록으로 남긴 날들이 뭔가 시원하다.


벌써 수년째 매월 받아보고 있는 <월간 샘터>에도 이런 사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코너가

있었다. 사물에 얽힌 개인적인 단상을 담은 코너였지만 그 코너가 참 따뜻하고 좋았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개편이 되며 코너가 없어졌을 때 살짝 아쉬웠다. 이 책을 보니 그래서 또 반가웠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을 이야기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라고 소개한다. 이야기를 그린다는 표현이 참

멋지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글로 쓰는 일도 좋지만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참 부럽다.

책에서는 저자의 손길이 닿은 31가지의 사물에 얽힌 추억과, 관심에서 비롯된 태도의 변화들과, 사물을

매개로 삶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한다. 작가의 애착 사물과 오버랩되는 것들이 제법 있어서 개인적으로

더 반가웠다. 처음부터 좋았던 사물들도 있지만, 우연한 기회에 새롭게 매력을 발견하는 사물들도 있다.

그런 교차점을 발견하는 재미를 책을 읽으며 또 공감했다.


오늘을 붙잡아두기 위해 글로 기록을 남기는 일.

"마음을 되짚어보니 다이어리를 쓰는 일은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하루를 기록함함

으로써 삶을 내 나름의 방식대로 꾸려나가고 싶다."라는 문장에 나도 공감했다.

하루를 기록하는 일은 스스로를 돌아볼 때 아쉬움을 덜 남기기 위한 하나의 여과 장치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간 갖고 싶었으나 구하지 못했던 10년 다이어리를 올해 출판사에서 선물로 받았다.

한 페이지에 10년간의 같은 날짜들이 담겼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일상들이 멈춰지며 주춤했을 때

그런 와중에도 다이어리의 반 이상이 넘어가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정말 화들짝이라는 표현이 딱 맞다.)

놀랐던 기억이 있다. 책을 읽기 전 애착 사물이라는 문구를 보며 이 다이어리를 떠올렸는데 재밌게도

작가가 책에서 소개하는 사물 중에도 이 다이어리가 등장한다. 책 속에 소개된 사물들 중 꽤 공감되는

것들이 많았지만 이렇게 개인적인 내 애착 물품이 등장하니 더 반가웠다. (어떤 느낌인지 아니까.^^)

누군가에게는 불필요한 것이 내 인생에서는 짙은 농도의 쓸모 있는 물건이 되어 나를 살게 하는 것.

사용하는 물건에 대한 단상의 기록들을 담긴 이 프로젝트를 작가는 '사고 재비_ 생각하는 소비생활'

이라고 이름 붙였다. 요즘은 소비가 유행처럼 즉흥적으로 일어나는 순간도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왕이면 소비를 통해 마음을 돌보는 기회가 된다면 일상의 사소한 행복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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