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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의 책 - 독립출판의 왕도
김봉철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8월
평점 :

독립출판, 책 쓰기는 이제 그리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든 마음먹기에 따라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길은 꽤 넓어졌다. 보통 사람의 책 쓰기, 누구나 책 쓰는 시대라는 타이틀로 출간된 책들도 꽤 있을 만큼
많은 이들이 한 번쯤은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출판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책 쓰기의 대해서는 이미 나도 출간을 목전에 두고 꽤 구체적인 작업까지 했던 기억이 있어서 마음 한편에
늘 아쉬움과 미련을 갖게 된다. 출판이라고 하는 과정이 마음먹기에 따라 출간이 가능하지만 어떤 책을
어느 목적에 따라 내느냐 또한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오랜 시간 기고하던 플랫폼의 글을 통해 두 권의
책 출판에 관한 계약을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왔던 당혹감은 생각보다 무척 컸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세세한 과정에 대해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만만치 않았던 기억.
저자 김봉철.
자신이 쓴 책을 독립출판으로 만드는 일과 출간 과정과 그 이후의 행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록했다.

일상의 기록은
나°라는 개인에게는 삶에 있어 거대한 하나의 시련이며 매일매일 이겨내야 하는 고통이다.
어떠한 사회적인 자격을 취득하거나 일정한 위치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안에 있는 마음들을
전달할 자격이나 말을 할 위치에도 있지 않은 걸까? p40
요 며칠 화제가 되었던 평범한 두 아이의 아빠가 남긴 <시무 7조 상소문>도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또 한 사람의 나°라는 개인이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세상에 내놓는 일이고, 글을 읽는 일은 글쓴이로부터 독립된 하나의
세계를 독자가 받아들이는 일이다. 읽는 이는 글을 통해 지은이를 판단하거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판단하고 자신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 p109

개인의 글이 출판이 되어 독자와 만나는 순간 또 다른 글의 행보가 정해진다. 단순하게 책을 출간하기
까지의 과정에 대한 노하우에 그치지 않고 저자는 자신이 느꼈던 출판과 유통에 관한 느낌들을 무척
진솔하게 담았다. 한 권의 책이 독자들의 손에 전해지는 과정이 그리 쉽지 않음을.
망망대해와 같은 출판시장에서 전문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하루에도 무수히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많은 시도와 도전이 필요함을 생각하게 한다.
꼭 출판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는 인생에서 어떤 목표를 향해 언덕 위로 돌을 굴려 밀어 올라가는 과정에
비유하기도 한다. 언덕 위로 굴려 올라간 돌은 언제나 정상 언저리에서 떨어지고 만다.
작가는 행복을 언덕 위로 끌어올린 돌이 아닌, 돌을 밀어 올리는 끊임없는 노력과 시도의 과정에서
찾게 되는 것이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세상의 모든 일들의 과정에는 그리 녹록지 않은 어려움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성취와 좌절을 한 번에 맛보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임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잔잔하다고 모든 것이 평화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높은 파도가 모든 것을 쓸어내리고 난 이후이기
때문이 잔잔해 보이는 일들은 너무나도 많다.
독립출판의 왕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내가 읽었던 책 쓰기의 관한 책 중 가장 구체적이고 출간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도 가장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담겨있는 출판에 관한 실전 팁과 더불어 지금 당장 뭐라도
시작해 보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힘을 가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