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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쓰무라 기쿠코 지음, 이은미 옮김 / 샘터사 / 2020년 5월
평점 :

일본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원작 소설이다.
14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주인공은 오랜 직장생활에서 오는 매너리즘을 극복하고자 단기간 동안 다양한
직업군에 합류한다. 지나친 열정은 번아웃 증후군을 초래하기도 하고, 역시 사회생활에서 마주하는
각양 각색의 사람들 속에서 어려움은 일보다 사람의 비중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책 속에서 주인공이 경험하는 직업군은 5가지다.
누군가를 모니터를 통해 감시하거나, 버스에 음성 광고를 제작하고, 쌀 과자 봉지 뒷면의 콘텐츠를 기획
하고, 포스터를 붙이는 일 등 단순하지만 다양한 작업들이다.
"솔직히 예전 직장은 업무 환경이나 인간관계는 썩 나쁘지 않았어요. 근데 과도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곳에서 훅 치고 들어오면 정신적 타격이 커서 자신감이 깎이더라고요.
흔히 일할 때 각오하는 것과는 뭔가 결이 달라서...."p231
각각의 직업군에서 주인공의 활약은 업무와 관련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업무 자체가 힘들었던 순간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과정의 미묘한 연결고리들이
직장생활의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동기에서 경쟁자로, 하나의 목적을 향해가는 과정들에서
성공과 패배의 경험을 하기도 한다.
주인공은 가장 단순하게 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목표와 성취보다, 경험 속에서 자신의 적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들을 보여준다.
주인공이 시도하는 직업들은 전혀 연결고리가 없고, 단순하고 쉬운 일들이었지만 결국 어떤 일에
종사하든 개인의 성향과 성격이 지향하는 방향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세상의 많은 직업군들은 저마다 다른 일들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상황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자신의 적성이 드러나는 것인지도 모르
겠다.
먹고사는 일로서의 직업과 적성과 성취에 관한 일로서의 직업.
무엇이 정답일까?
이 세상에는 쉬운 일도 없고, 완벽한 적성도 없다. 책 속 주인공이 종사했던 다양한 직업군들이 아니라
그 속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의 각각의 캐릭터는 우리 주변의 흔한 사례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덕업 일치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