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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수업 - 나와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9가지 질문
김헌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철학과 고전을 한번에 읽은 느낌이 들었던 사색과 고찰의 문장이 가득했던 한권의 책.
철학은 질문을 던지는 학문이라고 한다.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시켜주는 특성이 바로 이성이라는것.
철학적인 문구로 가장 대표적인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결국 자신을 안다고 스스로 단정짓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있다라는 전제하에 가장 잘 알아야하고, 잘 알것같은 스스로도 가늠하지 못하는 우리.
그만큼 개개인의 성품은 한가지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성적인 성품과 스스로 내면에 잠재된 성향이 상황에 따라 충돌하며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었다가,
또 한없이 비겁한 사람이 되기도 하니까.
그리스 로마 신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질문과 사색을 통해 인문학적인 제안들이 담겨있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비롯한 고전이 좋은 이유는 인생의 기로에 섰을때 치욕적인 행동대신, 아름다운
성취를 추구하게 하며, 현재의 안락함에 안주하기 보다 고난을 헤쳐나가도록 이끌어 줄 살아가는 힘을
준다. .오딧세우스가 불멸과 유희의 삶을 뿌리치고 인간세상으로 가고자 했던것과 영원한 삶의 대비되는
상황들에 대한 질문을 통해 삶의 유한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유한한 시간들을 좀더 빛나게 해야하는 이유가 생기니까.
사람의 영원한 삶에 대한 열망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이를 낳는 행위로 이어진다는 점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신빙성을 갖는다.
많은 상황들에서 인용되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집에 있는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오비디우스의 책도 한 권 더 신청했다.
책을 읽으며 정리하기보다 더 많은 책들이 궁금해지는 게 늘 함정이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읽기의
묘미는 바로 이런 순간들이다.
같은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며 다가오는 장면들이 달라지는 것은 또 그만큼 삶의 경험들이 더해진
탓일 게다. 오랜 시간 이어지는 책들을 통해 직접 마주하지 못했던 삶들과의 교류라는 점을 생각하면
짜릿하기까지 하다.
인간이라는 종의 지속만이 역사라는 이름을 달수 있는 이유는 교육 때문인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고전을 읽으며 지나간 인간의 역사들을 되새기는 순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 신화를 통해 우리는 무엇이 세상을 변하게 하는지 알 수 있다. 기성세대와 새로운 세대의 관계와
역할, 세대갈등을 부정적인 시선이 아닌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철학이나, 과학, 예술을 포함한 인류의 역사가 발전한 것은 의심과 반항 덕분이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고, 질문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나를 둘러싼 세상을 바꾸는 과정이다. 그래서 저자는 고전을 인생의 매뉴얼이라는 말로도 표현했다.
어느 시대나 깊고 예리한 통찰을 지닌 현자들이 있다. 특별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며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 작품인 고전! 저자의 그리스 로마신화에 대한 오랜 연구와 숙고의 해설이 더해져
질문을 통한 삶의 본질과 태도에 대한 숙고를 할 수 있었던 책이다.
❔질문하는 삶을 살고 있나요?
"우리는 질문을 던지는 시점까지의 지식과 정보, 경험을 가지고 나름의 답을 냅니다.
그리고 한동안 그 답을 가지고 살아가지요. 그러다가 그 답이 더 이상 버텨낼 수 없는 현실과 난관에
부딪히면 또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그때 내렸던 답은 틀릴지언정 그 답을 자극했던 그때 그 질문 자체는 틀릴 리가 없으니까요."
망망대해 같은 삶의 노를 저으며 바람과 조류를 살피고, 날씨를 가늠하며, 살아가는 방향을 점검하는
스스로의 굵직한 질문들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꾸준히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더 또렷하진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