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식과 이완의 해
오테사 모시페그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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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배송된 봄날의 햇살같은 책 두권이 온통 초록으로 물들어 기분이 좋다.

화창한 봄날에 어울릴만한 책중 휴식과 이완이라는 문구가 먼저 와닿았다.

포근한 노란 이불과 초록, 뭔가 휴식같은 전개를 기대하며 펼쳐들었다.

책소개글을 읽으며 떠올린 나의예상과는 다른 전개는 중간에 책의 장르를 다시한번 돌아보게 했다.

책속 주인공은 무엇하나 부족할것 없어보이는 조건을 가졌다.

사람이 삶의 만족을 느끼는 행복의 기준이 뭘까?를 생각하게 한다.

다소 황당하고 거침없는 표현과 설정들이 다소 극단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극한의 단계에 이른

한 개인의 아픔이 치유되는 과정으로 그녀의 삶 속으로 따라들어갔다.

사람마다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식은 다르다.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는 먹는일로

해소하고, 다양한 방식들이 있겠지만 주인공은 약의 힘을 빌어 잠에 빠지는 설정을 담았다.

이 책은 에세이도 아니고, 자기계발에 대한 책도 아니고, 심리학을 다루는 책도 아니다.

삶의 태도를 다루는 책들에서는 대부분 생의 문제들은 태도와 생각의 차이에 따라 다르게 와닿는다고

설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이 같더라도 긍정적 사고는 부정적 사고보다 더 강력하게 와 닿는다는

것을 우리는 종종 잊게 된다. 주인공은 그런 어려움의 과정을 수동적으로 바뀌기만을 기다리기보다

잠이라는 돌파구를 택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신경안정제를 과하게 처방받고, 심지어 허가도 나기 전의 시험단계인 약까지도

처방을 받는 극단적인 설정이다. 그런 과정에서 주인공의 주변인물들과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묘사와

설정도 극단적인 전개를 보인다. 그만큼 주인공의 절박한 내면의 상처와 세상에 대한 환멸을 상징하고

있기도 하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현실도피는 책을 읽으며 너무 괴리감이 들었을 정도다.

삶이 고단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행복과 불행, 성공과 실패처럼 늘 사람의 감정은 상대적인 대비를

통해 느끼는 감정이다보니 누구에게나 냉탕과 온탕을 경험하는 과정은 순서만 다를뿐 피해갈 수 없는

상황들이 생긴다. 어디까지나 소설인 이 책처럼 어려운 상황마다 잠을 통해 벗어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도해봤다. 역시 소설과 현실이 다른 점이다.

다소 엉뚱하고 과한 설정이지만 재미있는것은 주인공은 그런 환멸의 현실을 벗어나 잠으로 도피해

보려고 하지만 그 와중에 규칙적으로 수면에서 깨어 일상을 이어간다는 점이다.

어렵고 힘든 현실을 피해 생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잠이라는 설정속으로 잠시 도피하는 일상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종종 삶의 어려움에 대해 고통은 성장의 발판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곤 하는데

그런 힘든 순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그런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는지 돌아본다.

엉뚱하고 과한 약처방을 내려주는 의사선생님과 주인공의 주변을 맴도는 친구들. 현실을 피해 깊은잠

속으로 도피하고 싶은 주인공을 끌어내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다소 도발적이고 극단적이며 비현실적인 전개를 통해 속깊은 속내를 들여다 보게하는 소설.

누구나 팍팍한 삶을 이어가기위해 휴식과 이완의 방법들을 모색해 놓을 필요는 있을것 같다.

지겹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보면 막상 일상이 주는 편안함과 익숙함이 그리운 순간이

오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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