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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시방상담소 - 뭣 같은 세상, 대신 욕해드립니다
김수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평점 :

거친 입담과 맛깔스러운 손맛으로 유명한 원로 여배우 김수미님의 입담이 담긴 책이다.
근간에 방송중인 프로그램에서 거친입담으로 인생의 여러 고비들을 넘겨온 사람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위로를 보내는 다른 방식을 보여주는 그녀의 활약상을 보기도 했다.
누구나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고, 그런 어려운 순간 격하게 공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혹은 가까운 이들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거리를 털어놓을 익명의 누군가가 있다는것이
어떤 위로와 힘이 되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나와, 일과, 가족과 인간관계, 돈, 그리고 남과 여 관계에 대한, 혹은 우리가 일생을 살아가며 한번쯤은
마주할 곤란한 순간들을 다양한 나이대별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화두로 이어간다.
지금 이순간 엄청난 고민거리인것 같았던 문제들이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이 비일비재 하지만 어쨌튼 고민과 당면한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큰 고민으로 다가오는것은 당연
하다. 그런 순간 어리석은 판단으로 더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도 하고, 인생에 쉬운 순간이
얼마나 되겠냐만.
70년을 넘게 살아온 그녀는 직업특성상 다양한 역할의 삶을 간접경험해보기도 했을테고, 연륜이 만든
노련한 삶의 열쇠들을 아낌없이 털어놓는다. 생각해보니 어릴때는 부모님께 투정부리고 현실에 대한
불만들을 토로하곤했었는데, 어느순간 어렵고 힘든 순간들에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속시원히 털어
놓지 못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고민상담은 털어놓는 순간 이미 반쯤은 해결된 경우가 많고, 오히려
측근보다 제3자가 편한 순간들이 있다.
10대청소년부터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나이대별, 상황별 고민거리들을 읽어보니 사람 사는 모습들이
참 비슷하고, 고민거리 또한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삶이 잘 사는 삶이라고 할수
있겠는가. 인생은 언제나 선택과 결정의 순간들이 이어지고, 이왕이면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것
또한 모두다 바라는 점일거다.
거친 말투와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그녀의 조언들은 때로는 무척 따뜻하고, 때로는 무척 냉철하다.
지금당장은 막막하고 막연한 순간들이 그녀의 조언에 별것아닌것 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고, 때로는
고민을 털어놓는순간 해결되기도 하고, 제 3자의 입장으로 다가간 시선에서 어느순간 그 모든 고민
안에는 또 다른 내가 있는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가는것 자체가 고민의 크기가 커지는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해결해야 하는 고민의 범위가
넓어지고, 또 걱정하고 배려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다보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와중에 가장 중요한 건강, 인생자체가 늘 한결같을수 없고, 오죽하면 롤러코스터같다고들 하겠는가.
삶의 난이도와 밸런스를 잘 조절하여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중심을 잘 잡으며 살아야 할것
같다. 역시 그녀다운 응원의 한마디 또한 걸출하다.
그녀말대로 인생의 NG는 누구나 있게 마련이다. 그런 순간마저도 빛나는 순간을 마주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