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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를 너에게
사노 요코 지음, 히로세 겐 그림, 김난주 옮김 / 샘터사 / 2020년 2월
평점 :

첫줄_ "엄마 배에서 태어났을때 자그마한 사내아이의 이마에는 우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사노요코의 책 <사는게 뭐라고>를 읽으며 시크하고 담담한 일상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던 작가.
그러고보니 그녀는 꽤 유명한<100만번 산 고양이> 그림책작가이기도 하다.
사노요코의 거침없고 담백한 글을 떠올리며 넘긴 첫장은 생각보다 무척 철학적이다.
그림책인듯 작고 짧은 글로 전개되는 이 책은 의외로 묵직하고 난해한것 같지만 또 단순하고 명료하다.
역시나 사노요코 같은 표현방식.
이 책은 1980년에 출간되었던 엄마인 사노요코의 글에 아들인 히로세겐의 삽화가 더해져 완성되었다.

아름다운 우표 한장이 엮어내는 사랑과 기적.
인생이라는 여행속 스쳐가는 인연이 하나의 운명으로 얽히고 섥힌 우리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아름답고 신기한 새로운것에 욕심을 낸 의사,
무엇이든 쉽게 훔쳐내는 도둑,
가난한 학생과 술집남변, 떠도는 뱃사람, 고단한 청소부, 웨이트리스 등등 사회 각층의 다양한 이들의
다른 목적에 의한 소유에서 세상을 떠돌던 우표한창의 행방을 따라 많은 이들의 각자나름의 고된 삶을
떠올린다.

"하느님도 용서하지 않을 심술을 부렸는데 왜 나를 용서해 주는거야?"
"나보다 내 그림을 더 좋아해 주었으니까."
"정말 신기한 일이지, 네가 준 우표를 보고나니까 더는 새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았어. 내가 그린 수많은
새들이 딱 한마리가 되어 내게로 돌아온 것처럼."

아름답고 신기한 우표한장의 여행을 따라 인생이란 여행속에 스쳐가는 인연과 다채로운 사랑의 모습을
담고 있음을 그녀답게 잔잔히 울림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