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담고싶은 글

스스로 행복하라 -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 특별판, 샘터 50주년 지령 600호 기념판
법정 지음 / 샘터사 / 2020년 1월

샘터 50주년, 무려 600호 출간을 앞두고 있다.

오랜시간 꾸준히 이어온 샘터는 지난 연말 아슬아슬한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흐름을 이어가게 되었다.

꾸준히 오래 지속되어지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종종 무뎌지기 일쑤인데 샘터 또한 그런 위기를 통해

다시 활기를 찾는것 같아 참 반갑다.

법정스님이 타계하며 남긴 유언에 따라 그가 남긴 책들이 더이상의 출간이 되지않아 아쉬웠던 터라

더 반갑고 귀한 책이다. 샘터와의 오랜 인연으로 남은 그의 글을 통해 글로나마 법정스님의 말씀을

되새겨본다.

"꽃은 다른 꽃들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다른 꽃들을 닮으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저마다 자기 나름의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두 다 자기 나름의 특성을 한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자기 내면에 지닌 가장 맑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그런 요소들을 마음껏 발산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기 몫의 삶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자기 몫의 삶, 자기 그릇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기그릇에 채워하며 살아야지, 남의 그릇을 넘본다든가 자기 삶을 이탈하고 남의 삶처럼 살려고

하면 그건 잘못 살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저마다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욕심에는 한계가 없습니다.사람마다 삶에 조건이 다른데 왜 똑같이 비교를 합니까?

비교를 하면 불행해집니다. 사람은 자기 몫의 삶에 감사하며 살줄 알아야 합니다."

"얼굴은 "얼의 꼴" 즉 우리 정신의 탈입니다. 사람은 또 자기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얼굴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것이 아닙니다. 많은 세월을 두고 그렇게 형성된 것입니다.

사람은 시시로 현재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떳떳한 인간으로서의 향상의 길로,

보다 값있는 길로 털고 나서야 합니다. 그때마다 내 인생을 내가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새롭게 살아갈

때, 하루하루가 새로운 날이 됩니다."

샘터 창간 20주년 기념강연에서 법정스님이 한 이야기가 서문에 실려있다.

무려 30여년전의 글임에도 전혀 세월이 묻어나지 않는다, 글을 읽으며 마치 그의 말이 들리는것처럼

어찌나 한문장 한문장 다가오는지 남은 글들은 아끼고 아끼며 꼭꼭 다져가며 읽고싶어졌다.

종교와 상관없이 마음내려놓기에 대한 스님의 출가의지부터 소소한 일상에서 느껴지는 단상들이

책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집착에 사로잡히면 마음에 근심이 생기는 일화를 스님은 난화분 일화를 통해

너무 공감이 되었다. 가지고 있는것이 많을수록 마음 쓰이는 일이 많아지는것 또한 당연한 이치일터.

새해에 읽는 책은 늘 더 신경써서 선별하고싶은 내게 꼭 와닿는 문장들이 많아 밑줄가득인 책이다.

책속에 간간히 삽입된 그림도 장욱진작가의 삽화라 또 미소짓게되는 책. 그가 늘 그림으로 말하던

"It's Simple"  법정스님의 글들과 참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에 또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