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형사재판에서 변호인이 꼭 필요한 사건이지만,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수 없는 상황에 국선변호인이

나선다. 피고인과 국선변호인이라는 관계는 재판과 관련된 변론을 위한것까지로 한정된다.

전직기자에서 국선전담변호사로 빙산의 일각에서 본 사례들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우리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법과 현실사이에서 변방에 선 이들을 변호하는것.

누군가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이자 절실함이다.  책을 읽으며 지금현재에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으나

평소에는 우리가 간과하게 되는 삶의 다양한 장면속으로 들어가본다.

 

저자는 15년간 기자로 활동을 하다 뒤늦게 변호사가 되었고 1년차 변호사로 활동하던 새내기 시절

장발장법 위헌결정을 끌어낸 인물이기도 하다.장발장법은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이 사소한

절도로 중형을 받은 것에 빗대  절도 전과가 많으면 작은 것 하나만 훔쳐도 중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

된 법 조항이다.기자로서 오랜 취재경력이 그녀의 시선을 좀더 넓게 사회로 향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녀의 이런 기록이 아니면 일상에서 뉴스이외에서는 접하기 힘든 변방의 일들이 소개된다.

각각의 사례들을 읽으며 마음한켠이 답답하기도 했고, 설상가상의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안타깝게도

느껴졌다.

최근  현대판 장발장 父子로 불리우며 만원도 채 안되는 물건을 굶주림끝에 절도한 사건이 소개되었다.

안타까운 현장에서 경찰은 처벌대신 그들에게 국밥을, 그 모습을 지켜봤던 누군가는 현금을 슬쩍 놓고

갔다는 소식이었다. 사회한켠에서 종종 벌어지는 모습일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많은 우리는 자신

보다 더 높은곳을 향하는 사람들을 주로 주시하며 살곤한다.

갈수록 사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현대의 삶속에서 누군가는 배가 고파서 죽어가는 경우가

생기고, 누군가는 편법을 사용해서라도 좋은자리와 좋은 지위를 고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한번의 인생을 사는 사람의 삶이 극과 극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매일매일 SNS에서 쏟아지는 사진속 일상은 누군가에게는 평생한번 경험해보기 어려운 상황들이

다반사다.


참 다행인것은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참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거다. 미담처럼 현대판 장발장 부자의

사연이후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따뜻한 사연이 이어지고, 대통령도 공식적으로 그런 소외된 계층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를 언급하기도 했다. 끝도없이 매일매일 새로운것들과 놀라운 것들을 이뤄내는 일상에

점점 둔해지는 요즘. 자꾸만 단순하고 소박한것들을 추억하는 사회현상도 그런것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책을 읽으며 주변에서 잘 볼 수 없는 여기저기 상처난 삶의 단면들을 마주하

는 시간이었다. 눈만뜨면 거의 실시간으로 천차만별인 삶과 대부분은 이상향의 현실들에 더 눈이가는

시대를 사는 현실이지만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타인의 삶이라고 방관하기보다, 가까운 내 주변의 일상

에서부터 소소한 삶의 온기를 나눠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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