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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평점 :

소설가의 여행기, 사진가의 여행기, 어딘지모르게 그들의 여행길에 동행하는 과정은 덩달아 설렌다.
소설가 가쿠타미쓰요의 여행길의 여정에 동행하는 관문,
"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첫장을 연다. 표지삽화와, 특별제작된 삽화그림들이 너무 곱다.
원작과는 다르게 이번 한국어판이 출간되며 한국어판에만 수록된 그림이란다.
시원한 여름느낌과 잘 어울리는 구성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산뜻한 그림들덕에 여행같은 독서.
근간에 읽었던 글작가들의 여행기로, 임경선작가의 글을 읽었고, 김영하 작가의 글을 읽었고, 유시민
작가의 여행기를 앞두었고, 이 책은 일본 소설가의 글이다.
일본특유의 조금은 느긋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가득하다.
나는 가쿠타미쓰요 작가의 글을 아직 읽어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큰 기대감없이 이 책을 읽었다.
글을 읽다보니 작가의 감성이 참 좋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저자의 다른 책들도 한번 읽어보고싶다.

인생이란 시간에서 내려다보면 아주 짧은 순간같은 버스를 탄 것일 뿐이다. 종종 버스는 엔진이 고장 나고, 길을 잃고, 그저 승객에 지나지않는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게 되고 힘을 합쳐 헤쳐나가고자 하며 결국 자신의 환승지점이 오면 모두에게
손을 흔들고 이별한다. <p58>
그러고보면 여행은 참으로 인생의 여정과 비슷하다. 생각지도 못했던 갑작스러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오래전부터 준비하는 여행과정부터 이미 여행의 시작을 맛보게도 한다.
늘 계획과는 다른 인생여정만큼, 여행또한 계획한 대로 꼭 같을 수 없으며, 예정에 없던 코스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들을 쌓게되기도 한다.

요즘은 여행, 혹은 일상의 핫스팟이 SNS의 바람을 타고 강한 바람처럼 많은이들에게 명소로 떠오른다.
궁금해서 덩달아 나섰다가 좋았던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실망하기 일쑤였고, 많은 이들에게 치여
여행본연의 의미를 잃어버리곤했던 기억도 있고, 심지어 외국여행에서 거기가 마치 한국처럼 느껴지는
경험도 해봤다. 여행은 일상과는 조금 다른 여유와 경험이라고 믿는 내게 시끌벅적한 유명한 장소나,
먹거리들은 이미 여행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결과와 피로감을 남겼던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전, 나는 일찍부터 계획도 짜고, 여행지에 대한 노트한권을 미리 만들고 떠난다.
아직은 한달살기처럼 긴 여행을 떠나본적이 없어서, 늘 짧은 시간에 현지인처럼 살아보기를 하고 싶은
나로서는 너무나도 꿀같은 시간이고, 또 여행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요즘은 핸드폰앱으로 계단 몇개까지 세세히 알려주는 시대가 되었지만, 무심하게 마주하는 풍경들속
뜻밖의 장면들을 경험하는 묘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여행의 유혹이 아닐까싶다.
아~ 진짜 여행떠나고 싶은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