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서 먹는 얘기할 때가 제일 좋아 - 잠들기 전에 보면 큰일 나는 침 고이는 먹방 에세이
정신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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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

배 말고도 함께 마음을 채우는 신기한 과정이다. 그래서 같이 밥을 먹는 가족을 식구라는 말로도 표현을

하지 않던가. 한솥밥을 나누는 사이는 정말 특별한 관계이다.

이 책을 쓴 정신우셰프의 팬이기도 한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몇년전 그가 투병중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었다. 그리고나서 잠깐 잊고 있었는데 이번에 반가운 신간소식이 들려왔다.

 

우리아이 서너살때 내 30년지기 친구의 친정집에 놀러갔었다. 갑작스러운 아이손님에 친구엄마는 멸치

육수만 우려낸 육수에 미역국을 일부러 끓여 밥상을 내오셨다. 고기한점 없는 미역국을 아이는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고, 종종 내게도 그 미역국을 끓여달라고 했다. 누군가 일부러 내 아이를 위한 밥상을 차려준

다는게 그렇게 감동스러웠던 그날의 기억.

지금도 그래서 미역국을 끓일때면 그 날의 미역국이 떠오른다.

학창시절에 그 친구네 집에 처음 놀러갔었던 건 그 친구의 생일초대였다. 직접 쑨 탱글탱글한 도토리묵

과 정성스러운 밥상또한 여전해 내게는 잊을수 없는 밥상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책속에는 알록달록한 음식사진이 한장도 없어서 의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하고 시도하기 어려

운 음식보다 더 군침을 삼키게 하는 생활속 음식들이 정신우셰프의 소소한 에피소드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책을 보며 나도 몇가지 식단레시피를 찜해두었다.

일상이 바빠지고, 몇 안되는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시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삶과 음식은 똑같다."라고 하는 문장에 고개를 끄덕인다.

공들인 만큼 공든맛을 낸다!라는 한 문장은 삶의 가장 기본이며, 누구나 다 아는 소박한 진리들이

주는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꽤 오랜투병으로 지치고 힘들 정신우셰프가 아껴둔 새 도마를 꺼내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그의 글을 읽으며, 역시 가장 좋아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 사람들은 조금 더 밝은 긍정에너지를

갖게 된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책의 말미에는 1년 12달 제철음식을 먹을수 있는 정신우셰프만의 맛집들이 소개되어있다.

그중 나도 매주 한번씩 가는 동네의 맛집정보를 메모해두었다. 추운겨울. 긴 방학에도 공부하느라

애쓰고있는 우리집 청소년과 들러봐야겠다.

음식은 우리몸과 더불어 마음마저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함께하는 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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