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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평점 :

곱게 늙기"라고 하는 책 제목이 눈길을 끈다. 누구나 시간이 지나면 모두 늙어가는 것은 자연의 순리.
아무리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누구나 생의 과정이 바로 늙어가는 것이다.
세비야 대주교의 말대로 노년이 좋은 이유와 나쁜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세상 모든 이치는 좋은점과
나쁜점이 고루 내재되어있다는 것도, 간혹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처럼 상반되는 두가지 사실들이
어찌보면 또 하나의 맥락임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피해갈 수는 없지만 이왕이면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도, 우아하고 준비된 노년을 맞고 싶다는 생각.
간혹 대중교통을 이용할때, 혹은 여러 장소에서 너무나도 당연한듯 우대를 받고자 하는 어른들이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책속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나도 꽤 오래전 한창 통근지하철에서 깜빡 잠이 든
손등을 건드리며 자리를 양보할 것을 종용하던 어르신을 만났던 경험이 있다.
주변의 사람들마저 의아하게 하던 그 분은 시간이 꽤 오래 지난 지금까지도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반대로 자리를 양보받은 어르신이 극구 사양하시며 오히려 미안해 하시던 모습은 주변마저 훈훈하게
했던 일화로 남았다. 나이들어감의 지혜라는 컨셉을 따라가보니 이 기획이 참 신선하다.
오랜 유교전통이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우리나라는 어른공경은 늘 사회전반에 깔려있지만 어르신들의
미덕같은 풍토는 오히려 낯선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가 현대화 되는 과정에서 가족의 구성도
달라지고 어른들의 생활환경도 많이 바뀌게 되면서 신세대못지않은 삶을 살고 계신분들도 많은 시대지만
각 세대가 서로를 배려하는 풍토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거란 생각이 든다.

사람의 얼굴은 생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들 한다. 아무리 각박해지는 사회라고 해도 나이들어 가는
삶에서는 연륜의 깊이만큼이나 너그러운 사람으로 변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꼭 재물이 있어야 너그러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님을 우리는 많은 경험들을 통해 이미 잘 알고 있다.
책속의 키워드는 올림픽OLYMPICS이라는 머릿글자를 테마로 한다. 개방, 경청, 양보, 겸손, 소유,
관심, 청결과 밝음, 미소, 정신, 영혼을 중심으로 노년의 이상적인 모습들을 제시한다.

젊게 보이기보다 곱게 늙기라는 주제가 좋다. 한 사회가 평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만드는 데는 그 사회
구성원들의 성향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비록 신체적인 기력은 조금 떨어질 지 몰라도 삶의 연륜을
담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은 사회는 도미노처럼 각 세대를 아우르는 따뜻함을 나누게 되지않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인생의 최종목표는 사회적인 성취만이 아니라 한 개인의 삶의 질이 어떻게 변해가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