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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평점 :

이번 여름은 기록적인 폭염을 기록하며 유난히 덥다싶은 계절감을 만킥한다.
끝날것 같지않던 더위도 절기앞에서는 한걸음씩 후퇴하는 날들이 실감나는 요즘. 여름밤 독서장르로
서스펜스 스릴러가 딱!이다 라는 생각에 집어 든 한권의 책.
우리집 청소년은 이 책의 제목과 표지만으로도 섬뜩하다고 하던데 나는 정작 무덤덤하게 이 책을 봤다.
초크게임은 아이가 어릴때도, 내가 어릴때도 친구들과 장난삼아 여기저기 낙서를 하곤하던 놀이인데
이책을 보니 정겨웠던 내 고정관념이 호러블하게 바뀌는 것 같다.
이 책은 유난히도 추천글이 많이 수록되어있다. 그래서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했다.
1986년과 2016년을 오가며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몰입도를 높여주지 못했다.
좀 과하다 싶은 사건의 설정이나 범죄현장에 대한 묘사가 오히려 너무 노골적이라서 환타지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 그리고 이 책의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가장 큰 맥락은
"예단하지 말것, 모든것에 의문을 제기할 것,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우리가 예단을 하는 이유는 그게 좀 더 쉽고 게으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떠올리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일들에 대해 너무 열심히 생각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비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 p375中

누구에게나 비밀이 있다. 비밀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더 은닉하고, 숨기느냐에 따라 그 비밀은
한낱 사소한 헤프닝이 될 수도 있고, 의외의 결과물로 번지는 사건이 되기도 한다.
한 소년의 섣부른 판단이 누군가를 살인자로 몰리게 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남는 부분에서는 섬뜩하기 까지
하다. 세상에는 이렇게 극단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더라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불통의 결과로 인해
의도하지 않는 사건이 터지기도 하고, 오해를 낳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관계가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상의 사소한 오해와 얽힘에 관해 생각해 보게 하는책이다.
이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까지 결론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등장인물들간의 연계성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스토리의 연결과정이 너무 극단적인것 같아 오히려 몰입도가 좀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의 무더위를 독서로 잊고싶은 이들에게는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장르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