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 출간 30주년 기념판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책 제목자체가 상용구처럼 이미 많이 알려진 책.

All I really need to know I learned in kindergarten

이 책의 저자는 이미 80세가 넘은 老작가가 되었고, 이 책이 출간된지 벌써 30년이 되었단다.

기념판이 출간되며 작가에 의해 조금 더 첨삭이 되어 어떤글은 이미 시대와 맞지않아 삭제되었고,

어떤 글은 그 이후의 이야기가 추가되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공감하는 글인만큼, 세대를 넘어 이제서야 읽은 내게도 마음에 와 닿는 글이

꽤 많다.

 

"우리는 살면서 옳고 그름,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의 문제에 부딪힌다. 그럴때마다 아주

어린시절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세심하게 가르쳐주던 그 방으로 들어간다....(중략)

지혜는 대학원의 상아탑 꼭대기에 있지 않았다. 유치원이 모래성 속에 있었다."

​ 

이 책은 우리의 삶에서 소소한 부분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래서 더 잔잔하게 울림이 생긴다.

예를들어 삶과 죽음을 줄여서 '생사'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듯 삶과 죽음이 하나라는것, 하나의 짧은 사건이라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늘 좋은일과 나쁜일이 번갈아 일어난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늘 일희일비하며 호들갑을

떨게 된다.

 

작가가 공원에서 마주한 아이와 엄마의 모습을 소개하며 유쾌한 상상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소한 일에 문제가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냐며, 미리 앞서서 하는 과한 걱정들을 꼬집는다.

"부모는 항상 조금 위선적이다."라고 작가는 이야기 하지만 누구나 사람은 늘 위선적인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 같다.

마땅히 했어야 하는 일들을 깨달았을때 좋은사람, 좋은 기회가 모두 사라지고 없을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우리는 늘 그 순간에 충실해야 하는것이다.

 

아이들이 한 과정을 끝내고 다음단계로 갈때, 부모의 품을 떠날때,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것인가?

상상력과 축복 그리고 위로 밀어주는것!  

 

식물두개를 나란히 두고, 하나에는 따뜻한 말을 또다른 하나에는 미운말을 하면 그 식물의 생장결과가 달라진

다는 실험이야기를 익히 알고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말이 될지,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비수가 될지

누구나 말을 통한 두가지 경험을 다 해보며 살게 된다.

무심히 던진 말한마디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남기는 일이 없는 삶이고 싶다.

살아있는 것들에게 소리를 지르는 일은 영혼을 죽일 수 있다.

막대기와 돌은 우리의 뼈를 부러뜨리지만, 말은 우리의 마음을 부러뜨린다.(p72)

 

일상생활에서 큰 닭장의 닭을 쫓는 끝없는 허드렛일 같은 일의 연속을 '공습훈련 같은 삶'이라 표현한 작가의

글귀를 읽을때는 어쩐지 마음한켠이 뜨끔하다.  소리만 요란하고 포부만 거창한 거품같은 삶을 살고 있는 내게

일침을 던지는것 같았던 문장. 이런 순간이 좋아서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는 나.

스스로가 벌여놓은 일들로 고질적으로 정리정돈 못하고, 우왕좌왕한 삶이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딱 맞는 말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무엇엔가 딱 맞는 말이란 켤코 없음을

안다. 훌륭하게 산 삶이란 항상 진행중이다.

나는 내가 살아있는 모순덩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

마음속에서 흘러 넘치는 것을 글로 쓰면 그것이 다시 힘이되어 삶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저자 로버트 폴검의 이 책은 너무나도 진솔하고, 유쾌하고, 또 따뜻하다. 그리고 종종 찡하다.

 

나이가 들어가고 어른이 되어가면 삶이 좀 더 만만해 질줄 알았다. 그런데 문득문득 삶의 나이만큼 무게감도

늘어가는것 같아 멈칫거려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포부와 행동반경의 차이가 자꾸만 넓혀지는 탓인것 같아서 종종 힘빼기의 기술이 필요해진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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