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견"이란 일상의 다양한 상황은 물론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며 감응하는 것이다.
카피라이터의 시선이 담긴 책들은 참 재미있고, 그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일상은 또 다른 시선을 갖게한다.
이 책에서는 책에서 발견하는 여러 문장들을 활용해서 카피문구를 쓰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꽤 오랫동안 꾸준히 글쓰는 일을 하고 있는 나도 종종 이 방법을 활용한다.
그래서 평소에 읽어두는 책들은, 알게 모르게 내 글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내 시선의 폭을 한발 넓혀놓는
역할을 해주는것 같기도 하다.
내가 읽은 책들, 그속에서 그녀는 또 어떤 문장에 밑줄을 그었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기는 것도 좋았고
미처 내가 발견하지 못했던 문장을 새롭게 마주하는 시간도 좋았다.
역시 공감가는 문장은 경험을 통해 나도 느꼈던 일이거나, 관심사에 맞는 부분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작년한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82년생 김지영>은 나도 읽는 내내 그녀의 시간속으로, 마치 내 과거의
한 장면속으로 고스란히 돌아간 느낌이 들어서 읽는 내내 마음이 먹먹해졌었다.
소설속, 에세이속
문장들을 제품 카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는 조금 더 일상과 마주하고, 눈높이의 변화를
시도해본다.
경험만큼 와 닿는 문장이 있을까? 평소에 느꼈던 일상의 감정들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공략하는 대상과의
눈높이를 맞춰가는 행위에서 가장 탁월한 제품의 카피가 탄생한다.
공개적인 글쓰기를 하는경우 글
속에 나를 담는것에 대한 망설임이 생기는건 당연하다.
제품카피를 쓰는 카피라이터의 글 쓰기는 여타의 글쓰기와 다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의 필요를 알아채는 일은 카피라이터의 능력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수집한 문장속에서 카피를 구상하는 작가의 글을 읽다보니 읽고 싶은 책이 또 한가득 쌓인다.
책 한권 읽으며 wish list 10r권이 쌓이는 것이 일상 다반사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또 꼽아두고 싶은 목록들을
이미 내 책꽂이에서 오브제가 된 책들이 화석이 될 지경이라 애써 외면하고 넘어가기 바빴다.
글은 삶의 구체성과 일상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김훈작가의 말처럼, 책속에서 광고카피에서 와 닿는 글 역시
생활이 바탕이 되어있는 울림이 있는 문장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고보면 예술가나, 작가나, 그외 창작의 과정을 거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일상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볼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모든것을 차치하고라도 근간에는 매스컴과 인터넷의 발달로 모두 획일화 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일상의 것들을 마주하는 자세도 필요한것 같다.
뭔가 하나가 유행하면 온통 주변에 비슷한 사람과, 비슷한 것들이 판을 치는 요즘의 세태가 문득 재미없게 느껴
진다.
책속에서 소개한 파비아 볼로의 <행복이란> 글이 참 와닿았다.
행복이란 그것이 전부라고 믿고 쫓아가서 쟁취하는 사랑이 아니다.
강렬하고 화려한 느낌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행복이란 고층빌딩을 오르내리면서 날마다 시험을 치르듯이 끊임없이 감행해아하는
도전이 아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의 향기는 행복을 느끼기 위한 우리만의 아주 조그만
예식이다. (중략)
우리는 예기치 못했던 전화와 문자를 받는 사소한 순간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미니멀 라이프 실천하고 싶은 요즘의 내게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청소에 대한 정의이다.
'습격해 올 무질서를 일시적으로 되돌려 놓는 일."
매번 쳇바퀴처럼 청소하고 , 어지르고, 어지르고 또 청소하고를 반복하는 일상의 단면이 참 공감가는 대목이다.
책의 말미에는(혹은 책의 첫목록) 구체적인 카피의 원칙에 대해 설명한다.
꼭 직업 카피라이터가 아니라도 일상에서 마주하는 여러 순간들에 기발하고, TPO에 맞는 언어를 구사하는
방법으로도 뭔가 하나의 변화를 시도해 볼 수있는 팁들이기도 하다.
언어는 (글이나 혹은 말) 그사람의 내면을 비추는 가장 명확한 하나의 표상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