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yeonv6.blog.me/221265150480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 프리뷰 ↙
호기심과 큰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던 조정래 작가와 그의 고등학생 손자의 논술공부라는 주제가 흥미로웠다.
아이와 내가 했던 방식과 비교도 해보고 싶었고, 또 나름 큰 기대감도 있었다.
워낙 전작들에서 아들과 손자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졌기에 또 현 시대를 보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도
늘 와닿았기에 더 큰 기대감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소설가 할아버지와 고등학생 손자의 사회현실에 대한 토론은 그 표제만으로도 솔깃할 수밖에 없다.
마침 아이와 같은 또래의 학생의 시선또한 내게는 관심이 대상이 되기도 했다.
30여장에 달하는 머릿글에서 이런 작업에 대한 배경을 자세히 풀어놓고 있다.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였던 역사교과서에 대한 이야기, 기업윤리, 청소년 셧다운제, 남녀의 성역할과 페니니즘
, 사회문제로 다루는 비만 등 각각의 쳅터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가 모두 핫이슈였던 사건들이라서 세대가 다른
두 사람의 시선으로 풀어놓은 글이 역시나 솔깃해 질 수밖에 없었다.

꽤 글발있는 고등학생 손자의 글은 많은 사전 조사와, 평소에 시사적인 관심사도 꽤 높은 학생임을 알수 있다.
이미 머릿글에서 작가도 인정한 심도있는 주제별 접근에 동의하지 않을수 없었다. 왠만한 성인보다 날카로운
지적과 여러 현상들에 대한 분석력이 놀라울 정도로 탁월하게 느껴졌다.
각각의 주제들에 대한 가치관을 명확하게 피력하고 있는 고등학생 손자의 글에 대한 노작가의 응답글 형식의
글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체 청소년이 아닌 일부 게임중독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을 단속하기 위해 전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셧다운제도를 만들어서 정작 불합리한 여러 문제들을 야기시키고 눈가리고 아웅식의 제도로 전락해 버린
현상들을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어른들의 안일한 일처리로 인한 여러 문제점들이 같은 어른의 입장에서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런 청소년들이 이끌어 갈 미래는 조금 더 나아져가길 바래본다.
당장 눈앞에 벌어진 현상들을 빠르게 개선하려는 시도들이 우리 나라 교육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시점에서
빠른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정작 빠르게 개혁하려는 시도속에서 더 혼란이 가중되고, 더 멀리 돌아
가게 하는 현실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반면 고등학생 손자의 글에 화답 형식으로 조정래 작가가 쓴 글에서 같은 인용구가 그대로 두번이나
인용되는 부분은 이 책의 옥의 티 중 하나로 꼽고 싶다.
길지 않은 글에서, 더군다나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똑같이 인용되는 문구는 손자의 글에 일일이 첨삭을 하는
작가의 글이 수록되는 책에서, 어딘지 허술하게 느껴졌고 좀 의아하게 다가오기도 한다.(분명 교열 과정에서도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을 것 같은데 말이다.)


몇가지 사회적인 현상들을 소개하고, 분석하고, 연구하여 논지를 정리해가는 과정을 소개한 이 책은 개인적으
로 참 좋았고, 또 논술형식의 글을 쓰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게 분명하다.
논술이라는 부분을 이미 초등학생시절부터 많은 학생들이 학원을 통해 접하고 있는 현실이 이미 일반화 되어
있는 시점에서 참 바람직한 사례처럼 보여지고, 또 적절한 시기의 활동이라는 점이 참 좋았다.
논술이라는 글쓰기를 통해 시사적인 글과 사회현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참 좋은 활동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는것!!
내가 늘 하고자 하는 활동이고, 좋아하는 활동이기도 하다.
아이와 조금 더 공유해 보는 노력을 조금 더 해보고 싶은 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작가가 손자의 글에 첨삭을 하는 부분은 사실 좀 불편했다. 조금 더 자연스러운 표현이나
매끄러운 문장도 중요하긴하지만 주로 오타와 띄어쓰기라면 굳이 이부분은
요즘 한글프로그램들은 다 자동보정 기능이 있는데다가 오답체크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대를 거스른 할아버지와 손자의 글로 나누는 대화는 참 부럽기도 하고, 멋지기도 했다.
이런 글쓰기를 학교 교육과정에서 함께 해주면 참 좋은데~하는 아쉬움도 동시에 들었던 시간.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이 사회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그 과정이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배우고
자연스럽게 익혀나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