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을 위한 동화, 어른을 위한 .... 다양한 장르의 어른을 위한 도서들이 출간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보노보노시리즈는 1986년 부터 시작된 시리즈로 꽤나 오랫동안 독자들의 곁을 지키고 있는 시리즈
이기도 하다. 모든것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급격한 변화들이 이루어지는 시대에서 꿋꿋하게 자기를 지키고있는
것들에 대한 고마움이 종종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5살때부터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24살에 정식 만화가로 등단했다는 작가의 삶과 또 닮아있어서 이 시리즈
가 더 오랫동안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시리즈가 된것같기도 하다.
이 책은 보노보노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모집한 고민과 답변을 토대로 50여가지의 질문과 답변에 토대를 두고
제작된 작품이다. 그러다보니 일상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 보았을 법한 이야기를 돌아보게 한다.
질문들만으로도 이미 한번의 치유를 주는 책이기도 하다.
나만 그런가? 했던 소소한 고민들을 누구나 겪으며 살아간다는것 자체가, 나만 다르지 않구나 하는 것 자체가
서로가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고민하지 않는 삶을 사는것 또한 문제라면 문제라는것! 가장 기본적인 것들조차 우리에게는 낯설게 느껴질때가
있듯이 말이다.
하고 싶은것을 못하는것이 문제가 아니라, 하고싶은 것이 없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대목.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것이 있다는것은 삶에 대한 의욕이고, 용기이고, 삶을 대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늘 행복하고, 늘 불행하고, 늘 슬프고, 늘 외로운 사람은 없다.
여러가지 감정들의 홍수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보니 역시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하는 감정들이 더
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속에는 참 예쁜 표현들이 많이 나온다.
"주르륵 외롭다" "찰랑 찰랑 외롭다" 어쩌면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어들의 조합이 외로움이라는 감정
마저 예쁘게 느껴지게 한다. 어리버리하기만 한 동물친구들은 마치 강하게만 보이지만 마음속에 유리구슬같은
감정을 담고 사는 어른들의 모습을 닮고 있기도 하다.
혼자 있을때의 외로움보다 여럿이 함께 일때 느끼는 외로움.
절대로 외롭지 않을것 같은 순간에 느껴지는 외로움은 삶에서 당면하는 모순들 중 하나를 보여준다.
혼자인 사람들끼리 같이 기대어 사는 모습을 담은 한자의 사람인 "人"을 떠올려보면 그 의미가 더 와닿는다.
복잡미묘한 사람의 감정. 때로는 "힘내"라는 말이 오히려 더 상처를 주는 말이 되기도 한다는 말.
그래서 가끔은 곁에서 온기를 나눠주는 침묵마저도 소중한 시간일 때가 있다.
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들까지도.
결혼에 대한 정의를 "이제껏 다른 풍경을 보고 싶다면 결혼은 하는게 가장 좋은 선택같아."라고 했다.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해 사람이 가지게 되는 타이틀은 참 많아지고, 어깨에 얹혀지는 무게감또한 가볍지 않다.
그 과정에서 더 넓은 세상, 그전과는 다른 세상을 보게 되는 경험을 하게되는것에 공감한다.
때로는 버겁고, 힘들지만 또 가족이라는 온기를 나누고 때로는 삶의 무게들을 나눠가질수 있는 순간들이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기도 한다.
어려운 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어려운일을 겪어봐야 한다는 친구들의 이야기.
모든감정은 익숙하지 않아서 더 아프고,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제대로 아프고 제대로 슬퍼보면 보통의 어려움
들은 매일 똥 누는 정도의 고통밖에 안될거라는 친구들의 대화를 읽다가 웃음이 터졌다.
책의 마지막은 작가가 동물친구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보노보노 친구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것, 혹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답답했던 것들을 그야말로 산뜻하고
위트있게,혹은 조금 대수롭지 않게 풀어나간다.
삶을 대하는 태도....늘 진지할 수는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삶이 소중한건. 완벽하지 못해서, 꼭 한번뿐인 인생이라 그런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매일매일 그리고 매 순간을
누리고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살다보면 "어쩔수 없어"하는 순간도 있을테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면역이 생길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