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검색 사이트나 인터넷 신문에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은 다름 아닌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을 둘러싼 공방들이다. 여기에 이들 사이에서 병원과 대학을 오가며 연구를 도왔다는 김선종 연구원, 함께 연구하는 과정에서 뜻이 맞지 않아 이탈했다는 익명의 연구원. 저마다 진실 규명을 위해 수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편파주의 보도에 휩싸여 있는 언론들. 정치적 이윤을 감춘 채 황우석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는 정치인들과 대책 없이 지원하고 다시 대책 없이 기다리고 있는 정부. 단 한 개의 줄기세포라도 좋으니 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장애자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하나의 사안을 두고 서로 얽혀 있고 갈등하고 있다.  

아이들은 설마하니 과학자가 거짓말을 하겠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선생님 중의 한 분은 남편이 비슷한 직종에 있는 연구원이라며 황우석 교수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학계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쇼맨십과 사기성이 뛰어난, 학자적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라는 듯 얘기했다. 그밖의 사람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기 보다는 누가 세상을 상대로 엄청난 뻥을 치고 있는지는 좀더 두고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거나, 황우석 교수가 자신의 시대에서는 빛을 보기 힘들겠다는 아쉬운 전망도 내놓았다.  

나는? 별다른 생각이 없다. 다만, 황우석 교수가 소처럼 맑은 눈으로 뻔뻔하게 사기를 치고 있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노성일 이사장이 어떤 꿍꿍이를 가지고 친구였던 과학자를 궁지에 빠뜨리고 있다는 생각도 안하고 싶다. 그렇다고 김선종 연구원이란 사람이 전후로 다소 엇갈리는 응답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한 당사자로는 생각이 안 된다. 언론의 치밀한 유도심문 앞에서 때론 그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고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 알겠지만 나는 그 사람도 이번 사안의 피해자라는 생각부터 들기 때문이다.결국 누구 하나를 콕 찝어 의심하기엔 뭔가 대단히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설마하니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 누군가를 사주해서 조종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눈같은 명징함이 목마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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