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작품집을 읽으면서 삐삐 밴드의 '유쾌한 씨의 껌 씹는 방법' 이란 노래가 떠올랐다.

유쾌한 씨는 삐뚜름히 머리를 까딱거리다가 장난스레 송곳니로 껌을 가르기도 한다.

유쾌한 씨는 큰 눈을 천천히 깜빡대면서 사람들을 쳐다보다가 얼굴을 덮을만한 풍선을 불기도 한다.

세상을 보는 방법도 여러가지라서 앞으로도 보고 옆으로도 보고 나누어서도 본다.

기쁨도 알고 슬픔도 알고 환희도 알고 고통도 알지만 유쾌한 씨는 좀처럼 직접 내색하질 않는다.

기쁠 땐 보조개가 패이도록 어금니로 씹고 슬플 땐 껌 향기가 콧구멍까지 전해지도록 크게 풍선을 분다.

유쾌한 씨의 껌 씹는 모습은 항상 유쾌하다. 

이건 좋지 않다라는 느낌이 들면 껌으로 씹어버리고 풍선을 불어 터뜨려 버린다.

이건 좋다라는 느낌이 들면 단맛과 향기를 음미하며 즐겅즐겅 즐기며 씹는다.

유쾌한 씨의 껌 씹는 모습은 항상 감동적이다.

이 작품집을 읽으면서 나는 작가 김애란이 유쾌한 씨의 껌 씹는 방법처럼 소설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유쾌하고 감동적이고, 그리고 신선했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그녀가 긴 호흡을 가지고 꾸준히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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