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늘 과거형이다. 결국 다시 말하는 것이다. 지나간 것을 다시 말하되, 소설답게 말하는 것이다. 내게 있어 지나간 것을 소설답게 말하고자 하는 욕구는 언제나 끈질겼다. 요즘 들어 손때가 타는 가죽 재질로 된 다이어리나 무릎 위에 가볍게 얹을 수 있는 빨간색 노트북을 가지고 싶다. 언제고 머물러서 방금 지나간 무언가를 놓치지 않고 활자로 남기고 싶다. 차곡차곡 모인 기억의 조각들을 가지고 언젠간 소설같은 모자이크를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늘 그런 꿈을 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