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게 각진 칸막이로 서로를 분리한 낯설고 스산한 교무실 정경. 의례적인 안부를 나누고 자필로 꾹꾹 눌러 복직원을 쓰고 돌아오는 길. 이 시를 떠올렸다.
Coda
Octavio Paz
Perhaps to love is to learn
to walk through this world.
To learn to be silent
like the oak and the linden of the fable.
To learn to see.
Your glance scattered seeds.
It planted a tree.
I talk
because you shake its leaves.
코다
옥타비오 파스
사랑한다는 것은 아마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
우화 속 참나무와 참피나무처럼
묵묵히 있는 법을 배우는 것.
보는 법을 배우는 것.
그대의 눈길은 씨를 뿌렸다.
한 그루 나무를 심었다.
내가 말을 하는 것은
그 나무의 잎들을 그대가 흔들기 때문.
코다. 이 시는 나의 세밑과 아주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