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학교에 와서 두 번째 겨울을 맞는다.
우물물처럼 고여 있는 느낌이다.
아이들은 내가 흔들리고 방황하는 사이에도 무럭무럭 자라난다.
학교의 아이들도, 내 아이도.
지금은 고인이 된 예전 연수원장님이 하셨던 말씀.
교사는 세 장의 손수건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사랑의 빨간 손수건, 지성의 파란 손수건, 그리고 연민의 노란 손수건.
가끔 그 말을 떠올린다.
남편은 수능 영어영역을 끙끙대며 풀고 있는 나를 보더니,
글귀를 하나 써줬다.
공부는 나만 하냐. 공부는 당신도 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