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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ㅣ 열림원 이삭줍기 12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분들도 그런지 몰라도 노래방에서 가끔 가수 뺨칠 정도의 사람이 노래 부른후엔 솔직히 노래 부를 의욕이 사라진다. 어찌 노래뿐이랴. 책 한권 읽고서 리뷰 비슷한 것 끄적 거리려 하다가도 먼저 쓴 분들의 엄청난 리뷰를 보면 기가 죽는다. 미리 말씀 드리건데 제대로 된 리뷰를 보시려거든 아래에 있는 다른 리뷰를 보시길. 이 글은 리뷰도 아닌, 책 읽은 후의 끄적거림이다. 낙서다.
1.학교 다닐때 국어 시간에 배운 지식에 의하면 이 책은 두괄식이다. 책 맨 앞장에 나오는 말이다.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 있고,
의미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본문에 나오는 문장들 중 일부를 발췌한 글이지만 이 책의 주제를 압축하여 보여준다. 키큰 사팔뜨기 여인과 곱추,그리고 전과자의 기괴하고도 엇갈린 사랑이야기인데 슬프면서도 웃긴(슬픈것이 훨씬 더 많지만) 희비극이다.아마도 '가슴이 아리다'라는 표현이 이런 경우를 두고 말하겠지. 아밀리아의 사랑,라이먼의 사랑,그리고 메이시의 사랑. 아름답고 행복에 찬 사랑이야기도 필요하지만 이런 슬픈 사랑이야기도 우리에겐 필요하다. 사랑에 버림받은 자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으므로.
2.이 책은 사랑이란게 얼마나 사람을 긍정적으로,또 부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사랑에 빠진 아밀리아의 변화,그리고 마을의 변화. 사랑에 버림 받은 후의 메이시와 아밀리아의 변화. 사랑에 빠진 순간의 이야기는 웃음이 절로 나오는 희극이지만,떠나간 사랑을 바라보는,특히 내 사랑하는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순간의 이야기는 너무 가슴아프다. 어쩌면 이 소설의 가장 인상적인 묘사부분이겠지만.
3.자꾸 의심하고 논리로 따지고 들면 종교를 가질 수 없듯이,이 책은 논리나 현실성으로 접근해서는 읽을 수 없다. 그냥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읽어야한다. 엇갈린 사랑에 힘들어 해 본 분들, 짝사랑에 대한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그러고 보니 모든 분들이 해당되나? 2시간 투자해서 이 정도의 둔중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도 흔치 않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