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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희 ㅣ 뫼비우스 서재
막심 샤탕 지음, 이세진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미 한참 유행지난 참새시리즈나 사오정시리즈를 듣는 느낌이랄까. 별로 참신하지도, 긴박감이 넘치지도 않고 줄거리도 엉성한 스릴러다.
이렇게 혹평을 하면 단순히 막심 샤탕 스타일을 싫어한단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전에 발표된 책들은 전부 열광하며 읽었으니 그런 오해는 마시길.
맨 처음 <악의 영혼>을 읽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제프리디버에 못지 않는 재능있는 스릴러작가의 발견에 열광했다. 두툼한 <악의 심연>역시 하룻만에 다읽었다. 브롤린에 못지 않은 애너벨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악의 주술>은 앞의 두편 보다는 좀 못했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었다. 약간은 아쉬운 느낌이 드는 적당한 때에 '악의3부작'(브롤린 시리즈)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저자 소개에 나온 '단 한 권의 소설로 프랑스에서 이 분야의 대가로 손꼽히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유일한 작가'란 글을 보고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책도 주문해서 읽었을 정도니까( 그랑제의 책-검은 선-은 대실망! 막심샤탕 Win! ) 나의 막심샤탕에 대한 편애는 설명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책은 영 아니올시다였다. 재미도 없었지만 제목은 왜 또 뜬금없이 '악의 유희'인가? 브롤린시리즈(출판사에서 '악의3부작'이라 칭하는)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게다가 원제 ' Les Arcanes du Chaos (카오스의 비밀)'이란 근사한 제목을 놔두고 굳이 '악의 유희'라는 제목을 붙인것은 마케팅 차원에서 '악의 3부작' 성공의 덕을 보려는 출판사측의 얄팍한 의도는 아니었는지.
우연히 만난 남녀가 거대한 음모론에 휘말리게 되고 둘이 그 비밀을 풀기 위해 좌충우돌 목숨을 걸고 비밀풀이에 나선다는 식상한 줄거리는 다빈치코드 이전부터도 너무 많이 써먹은 메뉴 아닌가. 게다가 이미 예전부터 알려진 링컨과 케네디암살의 유사성 같은 것을 이제서야 두 사람이 새롭게 발견한 대단한 것인양 놀라는 장면에선 쓴 웃음이 나왔다. 1달러 지폐 문양에 얽힌 비밀,911테러의 음모론 역시 어제 오늘 나온 얘기도 아니고.
출장길에 이책 말고 가져간 책이 또 있었더라면 벌써 중간에 Drop했을 책이다. 이렇게 독서중에 '아직 400페이지 남았네''아직도 200페이지나 남았네''재미도 없는게 길기도 기네' 하면서 읽은 책은 두꺼운 1,300페이지짜리 세법책 읽은 이래로 정말 오랜만이다.
그리고 출판사에 부탁하건데, 제목도 헷갈리니까 앞으로 막심샤탕 새책 또 나오면 괜히 이번에는 '악의 □□' 뭐라고 제목 붙일까 머리 맞대고 고민하지말고 원제 그대로 번역해서 쓰시길 바란다. 물론 브롤린 시리즈가 아니라면 새책 나올때 또 살까 싶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