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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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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말은 아주 쉽게 설명해서 인간의 권리이다. 조금 더 풀자면 인간이기에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이고 또 모든 인간들이 여러 재반조건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누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7살이 되었을 무렵. 나는 친척집에 가서 꺅꺅 대다가 '기지배가 어디서 떠드냐' 는 소리를 들었다. 그 친척분의 말씀은 시끄러우니 떠들지 말라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앞에 붙은 지지배라는 말이 참 기분나빴었다. 왜냐면 같이 떠든 사촌은 사내아이였고 만약 시끄러운게 문제였다면 우리 모두에게 떠들지마라는 말을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저건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하다. 이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사태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는 표현조차 과대할 만큼 말이다.

처음에는 좀 의아했었다. 왜 만화가들이 인권에 대해 얘기할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들이 목소리를 낸 것은 만화가라서가 아니라 그냥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에게 하는 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만화의 형태를 빌어 어렵지 않게, 그리고 그림 혹은 만화라는 특성상 바로 와 닿았다. 어떤 글귀보다도 더 강하게 말이다. 10명의 만화가들이 모여서 만든 인권에 관한 이야기. 그들은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여자 (남자에 비해), 가난한 사람 (부자나 중산층에 비해), 블루칼라 노동자들 (화이트 칼라 노동자에 비해), 장애우들 (비장애우에 비해) 에서 이 모두를 다 갖추고 있으면서도 하나가 더 추가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그건 꽤나 아프게 와서 박힌다. 설사 내가 저들을 박대하지 않았어도 이 사회가 그들을 박대하고 멸시하는것은 물론 그저 살아남아 숨 쉬는것 조차 힘들게 만드는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사실 나도 저 중에서 두 가지는 해당사항이 있으니 사회적으로 완전한 강자는 아닌 셈이다.)

어느 프로그램인지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소재로한 코메디 꽁트가 있다. 제목이 블랑카입니다 인데. 그 프로에는 한 남자가 등장해서 외국인 노동자들 특유의 어눌한 한국말을 흉내내면서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상황에 대해 얘기한다. 요즘은 이 코너에 등장하는 얘기들이 전부 한국인들의 나쁜 습성이나 이해하기 힘든 관습같은걸 다루지만 초기에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인 블랑카 자신이 뭘 잘못하고 그걸 한국인 사장님이 벌하는 (때리는) 얘기가 등장했었다. 방청객들은 그 코메디언이 너무도 절묘하게 외국인 노동자의 말투를 흉내내는것에 즐거워했지만 나는 아연질색했다. 한국인 노동자 같으면 그런 잘못을 했을때 야단 정도나 맞던가 아니면 주의를 듣고 말 것을 외국인 노동자는 그걸로 두들겨 맞았다는데 그게 웃기다니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물론 그 코메디언의 취지는 그러지 말자는 것이었겠지만. 과연 그 프로그램을 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한국인 사장님들이 '아 저러면 안되겠구나' 하고 깨닳을 수 있을까? 아마 모르긴 해도 방청객들의 웃음소리에 뭍혀서 그런 생각은 들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다.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는지 그런 사장님들이 그 코메디언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고 한다. 아무튼 취지는 좋았겠지만. 나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에 관한 문제를 저렇게 웃음꺼리로 밖에는 다루지 못할까 싶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만화속의 인물들은 가난하다. 가난하니 힘이 없고, 힘이 없으니 이 땅에서 인간으로 살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받지 못한다. 아니, 배려는 커녕 방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가사와 육아를, 심지어 거기다 돈벌이까지 해야하는게 당연시되고, 장애우라고 해서 일반인들이 있는 곳이 아닌 특수한시설로 가서 눈에띄지 않게, 걸그적거리지 않게 살기를 강요당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형편없는 임금에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온갖 위험하고 더러운 일들을 하게 하는것도 모자라서 그나마 쥐꼬리같은 월급도 제때 주질 않는다. 남자로 태어나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잘생긴 외모까지 지니고 있다면 일단은 사회적으로 강자이다. 그는 곧 좋은 직장에서 남보다 많은 월급을 보장받을 것이며 그것은 곧 이 사회 최대의 강자인 부자로 가는 지름길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저런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어떤가. 사람들은 단지 게을러서 혹은 능력이 부족해서 가난한건 아니다. 거기에는 온갖 이유들이 존재하며 그 이유의 태반은 태어날때 부터 달라붙어있는 것이거나 혹은 본인의 힘으로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래야 벗어날수가 없는 경우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힘없는 사람들을 마치 여름날 탱탱 놀다가 겨울에 얼어죽게 생긴 배짱이 취급을 한다. 모두가 다 잘 살면 좋겠지만. 그건 알다시피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계층에 속하건 간에 최소한 인간으로써의 대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바탕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당장 지금 내가 운좋게 태어나서 좋은 학벌과 좋은 외모를 가지고 가난하지 않게 살고 있다고 해서 저런 운이 따라주지 않은 사람은 어찌 살던가 상관없는건 아니지 않는가.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부자는 가난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어차피 모두가 다 잘살고 행복할 수 없다면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가진자가 되도록 해 준 덜 가진 자들에게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참으로 좋은 책을 만난것 같다. 내가 책에서 추구하는 것은 오직 재미라고 매번 말을 하지만. 이런 책을 만날때면 그 재미라는 것을 잠시 부끄러워진다. 이 책을 읽고 한번이라도 인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10명의 만화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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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이 땅에 인간으로 살기 위하여
십시일反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박재동 외 지음 / 창비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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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란 말은 아주 쉽게 설명해서 인간의 권리이다. 조금 더 풀자면 인간이기에 당연하게 누려야 하는 권리이고 또 모든 인간들이 여러 재반조건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누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7살이 되었을 무렵. 나는 친척집에 가서 꺅꺅 대다가 '기지배가 어디서 떠드냐' 는 소리를 들었다. 그 친척분의 말씀은 시끄러우니 떠들지 말라는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 앞에 붙은 지지배라는 말이 참 기분나빴었다. 왜냐면 같이 떠든 사촌은 사내아이였고 만약 시끄러운게 문제였다면 우리 모두에게 떠들지마라는 말을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저건 아주 작은 예에 불과하다. 이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유린 사태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는 표현조차 과대할 만큼 말이다.

처음에는 좀 의아했었다. 왜 만화가들이 인권에 대해 얘기할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들이 목소리를 낸 것은 만화가라서가 아니라 그냥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이 인간에게 하는 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만화의 형태를 빌어 어렵지 않게, 그리고 그림 혹은 만화라는 특성상 바로 와 닿았다. 어떤 글귀보다도 더 강하게 말이다. 10명의 만화가들이 모여서 만든 인권에 관한 이야기. 그들은 사회에서 상대적 약자인 여자 (남자에 비해), 가난한 사람 (부자나 중산층에 비해), 블루칼라 노동자들 (화이트 칼라 노동자에 비해), 장애우들 (비장애우에 비해) 에서 이 모두를 다 갖추고 있으면서도 하나가 더 추가된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그건 꽤나 아프게 와서 박힌다. 설사 내가 저들을 박대하지 않았어도 이 사회가 그들을 박대하고 멸시하는것은 물론 그저 살아남아 숨 쉬는것 조차 힘들게 만드는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사실 나도 저 중에서 두 가지는 해당사항이 있으니 사회적으로 완전한 강자는 아닌 셈이다.)

어느 프로그램인지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소재로한 코메디 꽁트가 있다. 제목이 블랑카입니다 인데. 그 프로에는 한 남자가 등장해서 외국인 노동자들 특유의 어눌한 한국말을 흉내내면서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상황에 대해 얘기한다. 요즘은 이 코너에 등장하는 얘기들이 전부 한국인들의 나쁜 습성이나 이해하기 힘든 관습같은걸 다루지만 초기에만 해도 외국인 노동자인 블랑카 자신이 뭘 잘못하고 그걸 한국인 사장님이 벌하는 (때리는) 얘기가 등장했었다. 방청객들은 그 코메디언이 너무도 절묘하게 외국인 노동자의 말투를 흉내내는것에 즐거워했지만 나는 아연질색했다. 한국인 노동자 같으면 그런 잘못을 했을때 야단 정도나 맞던가 아니면 주의를 듣고 말 것을 외국인 노동자는 그걸로 두들겨 맞았다는데 그게 웃기다니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물론 그 코메디언의 취지는 그러지 말자는 것이었겠지만. 과연 그 프로그램을 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한국인 사장님들이 '아 저러면 안되겠구나' 하고 깨닳을 수 있을까? 아마 모르긴 해도 방청객들의 웃음소리에 뭍혀서 그런 생각은 들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다.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는지 그런 사장님들이 그 코메디언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고 한다. 아무튼 취지는 좋았겠지만. 나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에 관한 문제를 저렇게 웃음꺼리로 밖에는 다루지 못할까 싶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만화속의 인물들은 가난하다. 가난하니 힘이 없고, 힘이 없으니 이 땅에서 인간으로 살기 위한 최소한의 배려조차 받지 못한다. 아니, 배려는 커녕 방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이다. 여자라는 이유로 가사와 육아를, 심지어 거기다 돈벌이까지 해야하는게 당연시되고, 장애우라고 해서 일반인들이 있는 곳이 아닌 특수한시설로 가서 눈에띄지 않게, 걸그적거리지 않게 살기를 강요당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형편없는 임금에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온갖 위험하고 더러운 일들을 하게 하는것도 모자라서 그나마 쥐꼬리같은 월급도 제때 주질 않는다. 남자로 태어나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을 다니면서 잘생긴 외모까지 지니고 있다면 일단은 사회적으로 강자이다. 그는 곧 좋은 직장에서 남보다 많은 월급을 보장받을 것이며 그것은 곧 이 사회 최대의 강자인 부자로 가는 지름길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저런 조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어떤가. 사람들은 단지 게을러서 혹은 능력이 부족해서 가난한건 아니다. 거기에는 온갖 이유들이 존재하며 그 이유의 태반은 태어날때 부터 달라붙어있는 것이거나 혹은 본인의 힘으로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래야 벗어날수가 없는 경우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과 힘없는 사람들을 마치 여름날 탱탱 놀다가 겨울에 얼어죽게 생긴 배짱이 취급을 한다. 모두가 다 잘 살면 좋겠지만. 그건 알다시피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계층에 속하건 간에 최소한 인간으로써의 대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바탕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당장 지금 내가 운좋게 태어나서 좋은 학벌과 좋은 외모를 가지고 가난하지 않게 살고 있다고 해서 저런 운이 따라주지 않은 사람은 어찌 살던가 상관없는건 아니지 않는가.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부자는 가난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어차피 모두가 다 잘살고 행복할 수 없다면 조금 더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가진자가 되도록 해 준 덜 가진 자들에게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간만에 참으로 좋은 책을 만난것 같다. 내가 책에서 추구하는 것은 오직 재미라고 매번 말을 하지만. 이런 책을 만날때면 그 재미라는 것을 잠시 부끄러워진다. 이 책을 읽고 한번이라도 인권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참으로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며 10명의 만화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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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부자되는 노하우가 아닌 마인드를 가지게 하는 책
한국의 부자들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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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앞장에 보면 부자소질 테스트라는 것이 있다. (해당사항에 체크표를 하면 된다.)

1. TV홈쇼핑을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직접 가는 편이다.

2.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목돈을 만들기 위해 저축한다.

3. 수입의 50%이상을 저축하고 있다.

4. 물건을 살 때 3번 이상 생각한다.

5. 물건을 살 때 반드시 깎으려 한다.

6. 좋은 차로 바꾼 친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7. 돈 많은 사람이 돈을 ㅆ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8. 한 해에 내가 낸 세금 (원천징수 등) 이 얼마인지 알고 있다.

9. 종합소득세를 내고 있다.

10. 세금에 대한 상식이 있으며 절세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

11. 시죽 은행의 이자율이 몇 %인지 알고 있다.

12. 절약이 몸에 배인 부모 밑에서 자랐고, 부모 생각에 동의한다.

13. 돈을 열심히 버는 목적은 가정의 행복과 건강이다.

14. 돈을 아끼고 열심히 모으는 배우자와 함께 산다.

15. 투자에 밝은 친구 혹은 부자 이웃이 있다.

16.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17. 돈을 아끼는 이유는 항상 아껴쓰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8. 남들로부터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 한 번 세운 원칙은 꼭 지키는 편이다.

20. 주식투자시 기대 수익률은 20~30%가 적당하다.

이상 스무개 항목에 해당사항에 체크 표시를 한다. 그런다음 결과를 보면 이렇다.

17개 이상       : 당신은 이미 부자다.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10개~16개      : 상당한 소질을 갖추고 있다. 부자의 길목에 접어들었다.

5개~9개          : 이제 부자로서의 삶에 눈 뜨는 단계다. 부자를 연구하고, 실천하라

5개미만          : 부자로 가는 길의 반대로 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이 테스트에서 나는 13개를 체크했다. (14번 항목은 미혼이므로 체크 불가능) 갯수로만 보자면 두번째. 상당한 소질을 갖추고 있으며 부자의 길목에 접어든 사람에 속한다. 그러나 실제로 나는 돈을 모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지 2년도 안되는지라 3번째인 부자를 연구하고 실천하라 혹은 더 가혹하게 말한다면 부자로 가는 반대의 길로 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부터 늦지않은 시작을 하려고 하는 사람 정도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던 책은 이웃집 백만장자였다. 그 책 역시 백만장자가 아닌 사람이 취재를 통해 백만장자들의 삶이나 돈을 버는 노하우등을 소개해 놨는데 외국의 사례라 그런지 와닿긴 해도 막상 우리나라의 실정에는 좀 아니겠다 싶은 부분이 있었었다. 그런데 한국의 부자들은 말 그대로 한국에 살고 있는 부자들. 자산이 10억 이상에서 100억을 훨씬 넘는 사람들을 취재해 놓아서 비교적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관해 제일 많이 착각을 하겠다 싶은것이 표지에 적힌 자수성가한 알부자 100인의 돈 버는 노하우 라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 책은 돈을 버는 비법같은건 없다. 다만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모았는지를 간략하게 소개를 해 두었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 따라하기만 하면 부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이 아닌 부동산으로 돈 버는 법이랄지 주식으로 돈 버는 법 같은 실용서를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뭐랄까 나처럼 이제 막 돈을 모으기 시작한 비기너들이 한번쯤 참고 서적으로 (거의 반은 재미삼아) 읽을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부자들의 돈 버는 노하우나 비법은 절대 알 수 없으며 (그런 책이 있다면 왜 다들 부자가 아니겠는가) 부자들의 삶의 형태나 가치관 그리고 어떤식으로 돈을 불리고 벌었는지의 대략적인 과정이 나온다. 그러나 이 책에 얻을것이 아무것도 없는것은 아니다. 다음은 부자들의 한달 생활비이다.

부자들의 46%는 한달에 생활비를 21 ~ 30%를 쓴다.

다음으로 31%는 11 ~ 20%

19%는 10% 이내,  그리고 단 4%만이 수입의 31%가 넘는 돈을 생활비로 쓴다.

솔직히 이 대목을 보고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부자라면 최소한 절반은 넘게 생활비로 쓰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저 통계를 보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부자니까 그들의 1%와 우리의 1%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이다. 하긴 말이야 맞는 말이다. 저들의 수입 규모는 우리 일반인들과 확실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만약 저들처럼 돈을 번다면 그 돈의 11에서 20%만 쓸까? 부자가 아닌 지금도 생활비로 월급의 대부분을 쓰는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규모에 맞는 지출을 할 리가 만무하다. 내 경우는 수입의 약 18% 가량을 생활비로 쓴다. 부자냐고?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내 친구들 가운데 중간에서 약간 아래다 싶은 연봉을 받고 있으며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그들과 달리 나는 혼자 살고 있다. 그런 내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이런 부류의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마디로 돈 버는 노하우 같은건 배우지 못했지만 적어도 자세는 배우게 되었다. 하물며 부자도 저렇게 생활비를 쓰는데 상중하로 따지자면 하에 속하는 내가 수입의 100%가량을 생활비로 쓴 적이 있었으니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건 아니다. 뭐 세월이 흘러도 부자가 안될 확률이 더 높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책을 접하면 본인이 어떤 부류의 인간이냐에 따라 나처럼 마음을 달리 먹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부자건 뭐건 마음 먹기에따라 달렸으니 그 마음을 달리먹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이면서 큰 일일수도 있다.

나는 부자를 꿈꾸지는 않는다. 어려서부터 워낙 독립성이 강하게 키워져서 그런지 몰라도 시집을 가서 평생직장인 전업주부가 되기 보다는 그냥 나 하나 내가 잘 먹이고 입히고 살리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살다가 보니 그것마저도 쉽지가 않았다. 지난날의 한 순간 나는 나를 잘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했었다. 이제 두번다시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나는 지금 열심히 모으고 있다. 그리고 결심이 조금 흔들리거나 힘이 든다고 느껴질때는 이런책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비록 큰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는것은 아니지만 부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어떤 형태로건 돈에 얽매이고싶지 않은 나에게 큰 귀감이 된다.

이 책의 특징은 부자를 무조건 칭송해놓지 않았다. 대략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당연 부자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니? 하는 책들과는 다르다. 비교적 중간자의 입장에서 부자를 비판해놓고 솔직하게 해부한 부분도 눈에 띈다. 그리고 아까도 언급한것 처럼 이 책은 이웃집 백만장자와 비교할때 한국의 부자와 외국의 부자는 확실히 마인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의 부자들은 자선사업등을 통해 남을 돕는것에 인색하지 않았는데 한국의 부자들은 내 가족 내 친척만 챙기는 것이 역력했다. 왜 한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없는가에 대한 해답을 알게 된 셈이다. 책에 나오는 부자들 중에서는 따라할 만한 부자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자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열심히 모으고 열심히 아꼈다는 것 만큼은 100% 인정을 해야 할것 같다. 여기 소개된 부자 중에서 단 한명도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수백억원대의 부자가 되거나 복권에 당첨이 되어 하루아침에 벼락 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 물론 중간중간 운이 따르기도 하지만 이들은 실패도 하고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 혹은 그보다 더 못한 직업을 가지고 시작을 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결과적으로 부자는 특별하게 하늘에서 따로 만든 사람이라기 보다는 우리 주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 중에서 어떻게 마음을 먹고 실천을 했느냐에따라 우리와 달라져버린 사람들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이 부자되는, 며느리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는 그러한 비법을 전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한두권 정도 읽다가 보면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읽는다고 무조건 달라지는건 아니다. 중요한건 본인이다.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고만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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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표를 끊어서 상영관을 향해 들어갈때와 영화를 다보고 난뒤에 극장을 나갈 때까지의 부분을 책임지는 포지션에서 일을 하고 있다. 손님들이 들어가고 나갈때 인사를 하게 된다.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라는 인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인사에 대단히 서투르다. 서로가 서로에게 밝은 표정으로 인사한다는 것에 대해서 참 낯설어한다. 진심으로 감사해서 인사를 하게 되는 거보다 점점 더 상투적으로 인사를 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 가끔 어떤 손님들이 수고하십쇼~ 안녕히 계세요~ 라는 인사를 하신다.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가끔이라도 그런 분들이 계셔서 밝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것 같다. 그저께인가... 외국인 손님 3분이 영화를 보러 오셨다. 관을 빼러(영화가 끝나고 난뒤에 퇴출구를 열어서 사람들을 빼는 것) 영화가 끝난 관에 들어가서 문을 열고 나가시는 손님들을 향해서 인사를 하는데 3분의 외국인이 한분씩 일일이 다 나에게 인사를 하셨다. 고맙습니다 캄사합니다 라는 어설픈 그래도 진심으로 느껴지는 그런 인사를 해주셨다, 나도 기분이 좋아져서 예 고맙습니다~ 라고 큰소리로 말해버렸다. 멀티플렉스라는 개념이 생긴지도 여러해가 지났지만 사람들의 영화관람하는 자세가 아직까지는 창피한 수준이다. 우선 쓰레기를 들고 나오지 않고 좌석에 놔두거나 더 심한 경우엔 의자 밑에 아무렇게나 쳐박아놔서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밟거나 해서 넘어지거나 옷을 버리게도 만든다. '나' 가 아닌 누군가는 배려하지 않는 것이다. 어른들이야 그렇게 커버렸다 쳐도 가족들이 함께 영화를 보러 와서 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겠는가? 반성 좀 하셨으면 좋겠다. 한번 영화보고 가는 자리라고 너무 함부로 한다. 우리나라사람들의 이런 단점을 꼽자면 하루종일 글을 써도 모자랄 것 같다.

 얘기가 잠시 옆으로 빗나갔다. 밝은 표정으로 서로에게 인사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바꿀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많다. 우선 극장 직원이 인사를 할때 함께 인사를 하고 다음에 또 영화를 보러 그 극장을 다시찾게 되면 쓰레기를 놔두거나 아무렇게 쳐박아두고 그럴수 있을까? 안그럴 아니 못그럴거다. 서로에게 인사를 한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을 허물 수 있는 가장 쉬운 수단이다. 하긴.. 요즘같이 잡상인이 넘쳐나서야 의심을 하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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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 시프팅에 관한 다큐를 봤다. 정의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해주던데.. 삶의 속도기어를 한단계 낮추어 생활하는 것을 이른다고 봤던 거 같다. 도시의 바쁘고 자신을 잃어가는 직장 생활 속에서 과감하게 뛰어나와서 자신 삶의 질향상과, 가족과의 시간을 위함이다. 유럽과 우리나라 일본의 예를 들어서 2부에 걸쳐서 보여준다. 생각나는 대로 읊어볼란다. 한 남자는 도시의 대기업에서 열심히만 하면 고속승진이 보장되는 곳에서 가족을 희생해가며 열심히 일을 해오다가 자신과 가족들까지 희생해가면서 일을 해야 하나 하는 회의를 느끼며 도심 변두리 쪽으로 가서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연료파이프를 생산하는 작은 회사를 만들었다. 비록 예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연봉도 훨씬 작고 위기도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는 4시 반이 되어서 자신이 맡은 분량만큼의 일을 끝내고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도시에서는 그에게서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다. 다운시프팅을 선택하고 나서 그는 무엇보다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여유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짐으로서 삶의 만족도가 올라갔다. 비록 경제사정은 예전처럼 좋진 않지만 그와 그의 가족들의 표정에서 충분히 행복해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나라>한 여성 디자이너가 길거리의 자판에서 손수 만든 가방과 액서세리를 판매를 하고 있다. 한 손님이 다가와서 미리 예약이 되어버린 제품에 눈독을 들이지만 그는 똑같은 제품은 만들지 않는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 손님을 돌려보낸다. 그는 불과 한 2년전까지만 해도 디자인회사에서 지금 버는 돈의 4배에 달하는 돈을 벌어들였었다. 그러던 그녀가 돌연 사직서를 제출하고 여행을 다녀온뒤 작업실을 차려서 자신이 하고 싶은 디자인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하나뿐인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를 하기도 하고 손님이 뜸한 시간이면 옆 자판 주인에게 가게를 맡겨두고 디카 하나를 들고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사진을 찍어댄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제는 살아가면서 보여지고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사소한 일상의 흔적들이 디자인의 소스가 되고 좋은 아이디어가 된다고 한다. 그녀에게서 물질적인 여유는 느껴지지 않지만 정신적인 여유가 느껴진다. 월요일 오전의 한가한 시간에 그녀는 서점에 들렀다. 그녀는 해맑게 웃으며 말한다.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나만 할 수 이는 특권같아요~" 예전같았으면 인테리어 디자인 관련 서적만 뒤적였을 텐데 지금은 신간소설부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접하고 있는 그녀다.. 경제적인 여유는 줄어들었지만, 마음적으로 여유가 많이 생겨서 이것 저것 많은 것들을 느끼고 그것들로 인해서 자신이 하는 디자인 일에도 긍정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보인다.

 일본의 예.. 카메라에 비치는 곳은 한 카페.. 그곳의 간판을 보니 "SLOW CAFE"라고 적혀있다. 정말 심플하면서도 멋진 이름이다. 그곳에서는 커피 한잔을 시켜두고 하루종일 책을 봐도 아니면 친구랑 수다를 떨어도 누구하나 간섭하거나 뭐라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녁때면 기타를 맨 사람이 연주를 하고 그때는 카페내의 모든 조명을 끄고 촛불만 테이블 위에 조용히 켜져있다. 급한 맘을 진정시키고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곳이 있어서 전혀 모르는 사람과도 어렵지 않게 친해질 수 있어서 좋다. 일상 생활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것 같다"라는 말을 한다. 다운시프팅이 개인적인 삶의 질도 높이지만 가족 더 나아가서 타인과의 교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을 한다는 증거다.

 아 물론 다운시프팅이 장점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결정적으로 경제적인 문제는 자기 자신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다운 시프팅을 하면서 직장을 관두고 나온뒤 돈을 벌기가 힘이들어진것도 사실이다. 어떤 이는 마을에서 마련한 세탁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생활비를 마련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자급자족으로 대개의 생활을 해결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예에서 들었던 디자이너 같은 경우엔 지금은 그래도 자리를 어느 정도 잡았지만 자기 자신도 언제 또 위기가 닥칠지는 모른다고 말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운시프터들은 무엇보다 자기자신에게 철저해져야 한다. 회사에서 일하던 때처럼 누군가가 자신을 보살펴주는게 아니라 자신 그대로가 사회에 노출이 되기 때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알아서 찾아서 해야 한다. 선진국 같은 경우에는 복지 제도의 정착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이런 다운시프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유리한 점이 많다. 우리 나라를 예로 들어보자. 우리 나라 같은 경우에는 실업급여라는 말이 있긴 해도 실직을 한뒤 6개월 정도 급여가 나온뒤 그 뒤는 알아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유럽의 여러나라에 비해서 삶의 속도가 현저히 빠른 것도 문제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다운시프팅을 하려면 많은 용기와 제대로 갖춰진 계획이 있어야 가능하다" 단순히 짐보따리 싸들고 시골로 이사간다고 그게 다운시프팅은 아니라는것이다. 장점과 단점에 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봤는데, 그래도 용기를 내서 힘이 들어도 다운시프팅을 하고 싶다. 무엇보다 다운시프터들의 표정이 너무나 행복해보였기 때문이다. 인생 얼마나 산다고.. 행복하게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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