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부자되는 노하우가 아닌 마인드를 가지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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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자들
한상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3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앞장에 보면 부자소질 테스트라는 것이 있다. (해당사항에 체크표를 하면 된다.)
1. TV홈쇼핑을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 직접 가는 편이다.
2.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고 목돈을 만들기 위해 저축한다.
3. 수입의 50%이상을 저축하고 있다.
4. 물건을 살 때 3번 이상 생각한다.
5. 물건을 살 때 반드시 깎으려 한다.
6. 좋은 차로 바꾼 친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7. 돈 많은 사람이 돈을 ㅆ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8. 한 해에 내가 낸 세금 (원천징수 등) 이 얼마인지 알고 있다.
9. 종합소득세를 내고 있다.
10. 세금에 대한 상식이 있으며 절세하는 법을 잘 알고 있다.
11. 시죽 은행의 이자율이 몇 %인지 알고 있다.
12. 절약이 몸에 배인 부모 밑에서 자랐고, 부모 생각에 동의한다.
13. 돈을 열심히 버는 목적은 가정의 행복과 건강이다.
14. 돈을 아끼고 열심히 모으는 배우자와 함께 산다.
15. 투자에 밝은 친구 혹은 부자 이웃이 있다.
16.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17. 돈을 아끼는 이유는 항상 아껴쓰는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8. 남들로부터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 한 번 세운 원칙은 꼭 지키는 편이다.
20. 주식투자시 기대 수익률은 20~30%가 적당하다.
이상 스무개 항목에 해당사항에 체크 표시를 한다. 그런다음 결과를 보면 이렇다.
17개 이상 : 당신은 이미 부자다. 이 책을 볼 필요가 없다.
10개~16개 : 상당한 소질을 갖추고 있다. 부자의 길목에 접어들었다.
5개~9개 : 이제 부자로서의 삶에 눈 뜨는 단계다. 부자를 연구하고, 실천하라
5개미만 : 부자로 가는 길의 반대로 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다.
이 테스트에서 나는 13개를 체크했다. (14번 항목은 미혼이므로 체크 불가능) 갯수로만 보자면 두번째. 상당한 소질을 갖추고 있으며 부자의 길목에 접어든 사람에 속한다. 그러나 실제로 나는 돈을 모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지 2년도 안되는지라 3번째인 부자를 연구하고 실천하라 혹은 더 가혹하게 말한다면 부자로 가는 반대의 길로 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부터 늦지않은 시작을 하려고 하는 사람 정도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던 책은 이웃집 백만장자였다. 그 책 역시 백만장자가 아닌 사람이 취재를 통해 백만장자들의 삶이나 돈을 버는 노하우등을 소개해 놨는데 외국의 사례라 그런지 와닿긴 해도 막상 우리나라의 실정에는 좀 아니겠다 싶은 부분이 있었었다. 그런데 한국의 부자들은 말 그대로 한국에 살고 있는 부자들. 자산이 10억 이상에서 100억을 훨씬 넘는 사람들을 취재해 놓아서 비교적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관해 제일 많이 착각을 하겠다 싶은것이 표지에 적힌 자수성가한 알부자 100인의 돈 버는 노하우 라는 부분이다. 실제로 이 책은 돈을 버는 비법같은건 없다. 다만 부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모았는지를 간략하게 소개를 해 두었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 따라하기만 하면 부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이 아닌 부동산으로 돈 버는 법이랄지 주식으로 돈 버는 법 같은 실용서를 읽어야 한다. 이 책은 뭐랄까 나처럼 이제 막 돈을 모으기 시작한 비기너들이 한번쯤 참고 서적으로 (거의 반은 재미삼아) 읽을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부자들의 돈 버는 노하우나 비법은 절대 알 수 없으며 (그런 책이 있다면 왜 다들 부자가 아니겠는가) 부자들의 삶의 형태나 가치관 그리고 어떤식으로 돈을 불리고 벌었는지의 대략적인 과정이 나온다. 그러나 이 책에 얻을것이 아무것도 없는것은 아니다. 다음은 부자들의 한달 생활비이다.
부자들의 46%는 한달에 생활비를 21 ~ 30%를 쓴다.
다음으로 31%는 11 ~ 20%
19%는 10% 이내, 그리고 단 4%만이 수입의 31%가 넘는 돈을 생활비로 쓴다.
솔직히 이 대목을 보고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부자라면 최소한 절반은 넘게 생활비로 쓰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저 통계를 보고 이렇게 말할 것이다. 부자니까 그들의 1%와 우리의 1%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이다. 하긴 말이야 맞는 말이다. 저들의 수입 규모는 우리 일반인들과 확실히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만약 저들처럼 돈을 번다면 그 돈의 11에서 20%만 쓸까? 부자가 아닌 지금도 생활비로 월급의 대부분을 쓰는 사람이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고 해서 규모에 맞는 지출을 할 리가 만무하다. 내 경우는 수입의 약 18% 가량을 생활비로 쓴다. 부자냐고?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내 친구들 가운데 중간에서 약간 아래다 싶은 연봉을 받고 있으며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그들과 달리 나는 혼자 살고 있다. 그런 내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이런 부류의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마디로 돈 버는 노하우 같은건 배우지 못했지만 적어도 자세는 배우게 되었다. 하물며 부자도 저렇게 생활비를 쓰는데 상중하로 따지자면 하에 속하는 내가 수입의 100%가량을 생활비로 쓴 적이 있었으니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책을 읽는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건 아니다. 뭐 세월이 흘러도 부자가 안될 확률이 더 높다. 하지만 적어도 이런 책을 접하면 본인이 어떤 부류의 인간이냐에 따라 나처럼 마음을 달리 먹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부자건 뭐건 마음 먹기에따라 달렸으니 그 마음을 달리먹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이면서 큰 일일수도 있다.
나는 부자를 꿈꾸지는 않는다. 어려서부터 워낙 독립성이 강하게 키워져서 그런지 몰라도 시집을 가서 평생직장인 전업주부가 되기 보다는 그냥 나 하나 내가 잘 먹이고 입히고 살리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살다가 보니 그것마저도 쉽지가 않았다. 지난날의 한 순간 나는 나를 잘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했었다. 이제 두번다시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나는 지금 열심히 모으고 있다. 그리고 결심이 조금 흔들리거나 힘이 든다고 느껴질때는 이런책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비록 큰 부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는것은 아니지만 부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어떤 형태로건 돈에 얽매이고싶지 않은 나에게 큰 귀감이 된다.
이 책의 특징은 부자를 무조건 칭송해놓지 않았다. 대략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당연 부자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니? 하는 책들과는 다르다. 비교적 중간자의 입장에서 부자를 비판해놓고 솔직하게 해부한 부분도 눈에 띈다. 그리고 아까도 언급한것 처럼 이 책은 이웃집 백만장자와 비교할때 한국의 부자와 외국의 부자는 확실히 마인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의 부자들은 자선사업등을 통해 남을 돕는것에 인색하지 않았는데 한국의 부자들은 내 가족 내 친척만 챙기는 것이 역력했다. 왜 한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없는가에 대한 해답을 알게 된 셈이다. 책에 나오는 부자들 중에서는 따라할 만한 부자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자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이 열심히 모으고 열심히 아꼈다는 것 만큼은 100% 인정을 해야 할것 같다. 여기 소개된 부자 중에서 단 한명도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수백억원대의 부자가 되거나 복권에 당첨이 되어 하루아침에 벼락 부자가 된 사람은 없다. 물론 중간중간 운이 따르기도 하지만 이들은 실패도 하고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 혹은 그보다 더 못한 직업을 가지고 시작을 한 경우가 태반이었다. 결과적으로 부자는 특별하게 하늘에서 따로 만든 사람이라기 보다는 우리 주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사람 중에서 어떻게 마음을 먹고 실천을 했느냐에따라 우리와 달라져버린 사람들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 책이 부자되는, 며느리도 모르고 아무도 모르는 그러한 비법을 전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한두권 정도 읽다가 보면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읽는다고 무조건 달라지는건 아니다. 중요한건 본인이다.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고만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