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어라 달팽이 과학동화 1
김용란 글, 신가영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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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자벌레 한 마리를 장사지냈다.대문 옆 담 밑에서 열심히 몸을 오그렸다 폈다하는 자벌레를(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자벌레인지도 몰랐을 거다. 징그러운 벌레 한 마리쯤으로 여겼을 테니까) 아이들에게 보여 줄 욕심에 조심스레 잡아서 통에 넣어 두었더니 큰 녀석과 작은 녀석이 주물러서 결국은 죽게 만들었다.

미안하다.자벌레야.

자벌레는 자나방의 유충이다.나뭇가지처럼 위장해서 적들로부터 몸을 지킨단다.꼭꼭 숨어라를 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곤충들의 보호색을 재미있게 이야기해놓았다.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대벌레나 꽃등에에 대해서도 알 수 있게 돼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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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꿀은 없나요 달팽이 과학동화 1
김용란 글, 서은영 그림 / 보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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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사람과 사람의 약속이지요.그런데 그 약속이 깨어지면 사람들은 얼마나 혼란을 격을까 하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얼핏 들었답니다.

여우가 거북에게 땅의 음식 맛을 가르쳐주면서 엉뚱하게 그 맛을 다르게 말하는 걸 보며, 어른인 저도 익숙하지 않은 그 말이 책을 읽으면서 입속에서 뱅뱅 도는 느낌이라 읽어주기가 여간 걸리적거리는 게 아니었답니다.

고추는 무척달아.
난 단맛을 싫어해.
화끈화끈.
아이고 달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지금까지 써 왔던 말들이 이렇게 엉뚱하게 쓰이는게 그저 재미있나 봐요. 엄마는 영 읽어주기가 힘든데....

책의 뒤를 펴보면 혀가 하는 역할과 맛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해 놓았어요. 혓바닥에 솟아있는 작은 봉오리는 맛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맛봉오리고 혀는 이가 음식을 잘 씹을 수 있게 음식을 굴려주고 침도 골고루 섞어준다지요. 그리고 음식이 잘 부숴졌는지 확인해서 목구멍안으로 밀어넣어주기도 한답니다.

그 외에 왜 음식은 간이 맞아야 하는지, 감기에 걸리면 왜 입맛이 없는지, 음식은 다 몸에 좋은건지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답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같은 음식이 때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우리 몸이 음식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필요한 성분이 충분히 들어왔으니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는 거라는군요. <매운 꿀은 없나요>는 아이들에게 음식과 우리 몸의 음식에 대한 반응을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어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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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나카니시 요시오 지음, 김장일 옮김 / 사계절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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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호기심에서 이 책을 샀다.우리 아이의 그림은 과연 어떤 마음을 담고 있을까하는 궁금함도 덩달아 이 책을 구입하게끔 내 마음을 부추긴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몇 장 읽지않아 왠지 모를 무서움에 책장을 덮고 말았다.한참이 지난 후 끝까지 읽긴 했지만 영 기분이 좋질 않았다.이유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아이들의 그림을 대상으로 했을거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정서장애아,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 친구를 병적으로 괴롭히는 아이등 정신적으로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아이들의 그림이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듯한 이 아이들의 그림이 그 아픔과 상처가 그 외로움이 저자의 객관적이고 아무 감정도 묻어나지않는 담담한 글속에서 오히려 그 무미건조한 설명이 내 마음을 아프게 후벼파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아이가 그 땐 아직 사람 얼굴 하나도 제대로 그리지 못할정도로 어려서 그냥 호기심으로 읽을만 했는데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내 아이에게서도 발견될지 모를 마음의 상처를 볼까봐 두렵다.

하지만 요즘처럼 아이를 내모는 현실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반성할 자세가 되어있는 부모라면 한번은 꼭 읽어볼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아직 정확하게 정리해내지 못하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이렇게 깊은 미움과 공포가 자리함에 사뭇 놀라워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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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종이괴물 상상력을 키우는 만화그림책 1
루이 트로댕 지음, 김미선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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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제목으로 못말리는 종이 괴물보다는 못말리는 아빠가 더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그만큼 아빠의 캐릭터가 재미있고 코믹하다. 잔느와 피에르의 실수로 종이 속에서 튀어나온 괴물 오코를 잡기위해 아빠는 엉뚱하지만 그럴싸한 제안을 내놓는다.순악질 여사를 연상시키는 일자눈썹에 힘을 주며 '못된 괴물을 잡아먹는 착한 괴물을 그리는 거야'라며 선언하는 아빠.여기서부터 아빠의 좌충우돌 괴물소탕작전은 시작되고,하지만 하는 일마다 아이들보다 더 실수투성이인 아빠.이런 아빠의 캐릭터가없었다면 이 책의 재미는 반으로 줄었을거다.

그리고 아빠의 창조물 동글이의 순박함과 아기같은 몸놀림은 쳐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밝아진다.초록색의 둥글고 미련한 몸뚱이,네개의 팔과 세개의 다리, 열개의 입은 아빠의 엉뚱하고 이유있는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작품 중의 작품이다. 세개의 다리는 어디에 중심을 둬야 될지 몰라 기우뚱거리고, 네개의 팔은 금방이라도 엎어질듯 허우적대는 꼴이 동글이에게 잔느가족을 맡기느니, 차라리 못된 괴물 오코를 그냥 두고 이사를 가든지 그것도 안되면 오코를 잘 구슬러서 한 편으로 만드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코의 습격에 놀라 달아나면서 오코의 이빨이 종이라서 다치지않았다라든지,천만다행으로 오코가 덮쳐오는 순간 아빠가 `에취`하고 재채기를 해서 괴물이 `훅~`날아가버렸다든지(`훅`소리와 동시에 허리가 반으로 휘청하는 오코의 황당함이 그림속에 정말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오코는 물로 지워지는 수성펜으로 그렸으니까 동글이의 열개의 입에 물을 가득 채워 뱉어버리게 하자라든지, 물이 너무 맛이 없다고 음료수라면 더 잘할 수 있다는 동글이의 속터지게하는 태연함은 책 여기저기 숨어있다 튀어나와 보는 사람을 유쾌하게 만든다.

또 책을 읽어면서 아이들의 반응이 눈에 띄게 재미있다.`크라닥,블로블로, 공공이,사파트,바가바가.`작은 아이는 잔느와 피에르가 지어 준 괴물 이름들이 낯설어 감이 잘 안오는지,자기가 괴물들의 이름을 다시 지어준다.크라닥은 헬리꼽터 괴물,바가바가는 만세 괴물,블로블로는 이빨괴물.그 외의 괴물들에겐 잠자리 괴물,아기 괴물,오징어 괴물등등.
괴물들의 이름을 지어준 뒤엔 얼른 색연필을 가져와 잔느와 피에르처럼 낙서를 한다고 책에 황칠을 해놓기도 한다.이렇게 못말리는 종이괴물은 만화의 특성을 잘 살려 동화와는 또 다른 구성으로, 형식에 제재를 받지않는 만화만의 자유로움을 아이들에게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책인 것 같다.

나는 만화라하면 지레 겁부터 먹었다.나외의 많은 부모들이 그러하다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자라면서 한번도 만화책을 보지않는 아이들은 아마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내가 먼저 아이들에게 저급하고 상업적인 만화들로부터 자신을 지킬 눈을 키워줘야 하지않을까 싶다.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이런 좋은 만화를 접할 수 있게 해 준다면, 아이들 스스로 자기결정권이 생길 때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만화들로부터 스스로를 정화시켜나갈 수 있게 되지않을까하는 믿음에서다.이제부턴 좋은 만화책이 보이면 아이들보다 내가 더 열심히 읽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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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가하자, 끙끙 - 0~3세 아기그림책 아기 그림책 나비잠
최민오 지음 / 보림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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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아이들은 18개월을 전후로 대소변을 가린다.그냥 일반적인 아이들이라면 똥이 풍덩같은 책이 보기가 훨씬 수월하지않을까 생각한다.그런데 응가하자 끙끙에 나오는 주인공의 얼굴을 잘 들여다 보면 똥누는 것이 너무나 고역스럽게 보인다.그래서 이 책은 그 개월수가 훨씬 넘었는데도 대소변을 가리지못하는 아이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실패가 잦은 아이들에게 다른 친구들의 배변의 힘든 과정과 실패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 스스로 한 번 시도해보고자 하는 용기를 심어 줄 수도 있겠기에 아이들의 배변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집에도 두 귀를 꼬옥 잡고 몸에 잔뜩 힘을 주고 하지만 뭔가 시원스럽지 못한 듯 용을 쓰고 있는 주인공 꼬마와 꼭 닮은 아들녀석이 하나 있다.완전히 재래식 스타일이라 쪼그리고 앉지 않으면 일을 시원스레 해결하지 못한다.그리고 23개월쯤 되었을 때 대소변을 가릴려고 했던 녀석이 동생이 태어나자 갑자기 엄마에게 시위라도 하듯 아무데나 싸고 다니면서 자신의 불편함을 드러내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 벼르고 별러서 구입을 하게 되었다. 아이가 똥이 마려운 낌새가 보이면 얼른 변기와 책을 대령하곤, 집이 떠나갈 정도로 큰소리로 책을 읽어주면서 응가를 시도했다.

"우리 하마랑 같이 응가할까."그러고는 하마 아저씨가 응가하는 그림을 펼쳐놓곤 최대한 굵은 목소리로 "응가하자.끙끙,끙끙.끄응끙."을 외쳐댔다.아이는 엄마가 자기의 똥누는 일에 그렇게 열심인 게 좋은 건지,하마똥이 좋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주 흐뭇해하며 변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진짜 꼭 똥냄새가 풀풀 날 것 같은 하마의 변기를 보며 즐거워하고,어느 순간엔가 일을 성공하곤 좋아서 하마나 다른 동물 친구들 같이 변기를 들고 뒤집을려해서 혼이 나기도 했다.또 주인공 아이가 실패했을 때 동물 친구들이 일제히 괜찮다며 다시 한번 해보자라고 격려해 주는 모습을 보더니 자신이 꼭 주인공 아이라도 된 듯이 좋아라하며 책을 꼭 끌어안고 힘을 주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최 민오님의 응가하자 끙끙이 참 고맙게 느껴졌었다.

난 아이의 배변 문제로 한참 고민에 빠졌을 때 인터넷 사이트 여기 저기를 돌아다녀 봤었다.예상외로 나와 같은 고민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엄마들의 상담사례가 너무 많아 혹시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많이 늦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은근히 걱정했던 부분을 일소할 수 있었다.그것은 아이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들었었고 동생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무던히도 애쓰게 만들었었다.

아이들의 대소변 문제로 난처한 경우를 겪어보지 못한 엄마들은 이런 문제가 쉽사리 용납이 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본다.하기 좋은 말로 비아냥거릴 소지가 충분한 것이다.그래서 나도 난감한 경우가 허다했음을 꼭 감추고 싶진 않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런 시선을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할 뿐이었다.하지만 아이마다 각자의 성장 리듬이 있음을 엄마들이 좀 더 사려깊게 이해해 준다면 아이들에게도 큰 상처를 주지 않고 넘어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며 내 자식이 아니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과 넘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싶다.어느 소아신경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아이들이 6살쯤 되면 대부분 유치원을 가는데 대소변 못 가려서 못 가는 아이는 없잖아요.아이가 크게 문제를 지닌 것이 아니면 때가 되면 다 하게 되어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내 아이의 성장 리듬에 맞춰 아이를 편안하게 감싸 줄 수 있는 여유가 엄마들에겐 필요하다는 말씀을 이렇게 돌려서 하신 것일 게다.엄마들이 그때 그때 적절한 자극과 함께 아이들을 지! 켜봐 줄 수 있길 당부하며 이 책이 아이들에게 좋은 자극제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엄마들의 짐을 한결 가볍게 해 줄 좋은 책으로 공유하고 싶다.끝으로 아이들을 많이많이 사랑해 주라는 당부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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